미셀러니

축복이자 천형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2. 4. 13. 21:48

 

대구시립교향악단의 바이올린 파트의 수석 단원으로 있는 막내 동생이 본인이 속한 악단과 협연을 한다고 합니다. 비발디의 사계 중 한 악장을 맡아 연주하게 될 예정이지요.

동생이 연주자로서 지금까지 잘해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유학을 다녀오지도 않고도 국내 악단의 중견 연주자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합니다.

세상은 언제나 경쟁과 비교가 있기 마련이지요. 음악계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연주 분야는 객관적으로 잘하고 못하고가 금방 드러나는 분야입니다. 그러므로 꾸준히 리더의 자리를 지켜내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외국 유수의 대학에서 공부를 끝내고 돌아온 신예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신예들과 경쟁을 하여 자신의 자리를 지켜낸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 믿습니다.

이번 연주가 끝나면 레온카발로 (Ruggero Leoncavallo, 1858-1919)의 오페라 팔리아치를 연주하게 되는데 악장을 맡는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에서 온 지휘자가 지휘를 맡는데 이탈리아어는 물론이고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 하니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모양입니다.

꾸준히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하면서 기량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자신의 연주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는 것 또한 좋은 연주를 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토론토 본 한인교회 호산나 찬양대의 반주자로 있는 아내는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연합찬양대의 반주를 맡았습니다. 헨델의 메시야 중 몇 곡을 준비하여 찬양을 드렸지요새로 지은 성전의 입당예배를 겸하였는데 천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반주를 하게 되니 적잖이 긴장되었을 것입니다무사히 마치게 되어 다행입니다.

젊고 유능한 연주자라 할지라도 무대에 서면 떨리기 마련입니다. 정기연주회에서 협연자의 음악이 끊겨 연주가 중단하는 사태까지 생기는 것을 보면 남들 앞에 선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이 됩니다.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는 막내동생을 응원합니다나이가 들었고 손가락이 잘 돌아가지 않음에도 꾸준히 노력하여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는 아내를 격려합니다. 연주를 통하여 또는 작품활동을 통하여 청중과 독자에게 감동을 전하는 일은 분명 축복이자 천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