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영혼에 내리는 빗줄기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2. 9. 5. 01:25

 

비가 내립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많은 비가 내립니다. 이번 여름은 비가 거의 없었습니다. 빗줄기가 메말랐던 대지를 적시니 꽃과 나무들이 춤을 춥니다. 우리의 영혼에도 이런 빗줄기가 필요하겠지요.

TV 프로그램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합창단을 만들기 위한 오디션을 했습니다. 불치의 병으로 고생하는 어린 쌍둥이 자녀와 함께 나온 엄마, 병약한 엄마를 위해 오디션에 참가한 유명 가수 등 삶의 이야기가 눈물겹도록 아름답습니다. 인생의 하모니, 노래의 하모니가 가슴을 때립니다. 눈물이 뺨을 적십니다. 이들이 이루어내는 감동은 영혼에 내리는 한 줄기 빛입니다.

골프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언자가 되어주시는 선배님과 그룹을 이루었습니다. 선배님은 종종 칠십 대를 치십니다. 한 수 배우기도 할 겸 라운딩하고 싶어서 두 달 전부터 약속을 잡아두었습니다. 공을 치면서 무릎을 붙여라, 그립을 너무 세게 잡지 말라.는 팁을 주셨습니다. 자신은 티샷을 할 때 타석 밖에서 연습 스윙을 한 번 한 후 목표 지점을 정하고 타석에 올라가서는 연습 스윙 없이 바로 공을 친다고 합니다. 프로 선수들도 그렇게 한다는군요. 생각해보니 그렇게 빠른 속도의 리듬으로 치면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선배님께서 공을 치시는 걸 보니 위에서 아래로 가볍게 내려칩니다. 힘만 가득 들여 옆에서 옆으로 치는 자신을 보곤 합니다. 선배님처럼 위에서 아래로 가볍게 내려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드라이버를 칠 때 양손에 힘을 균등하게 들어가게 하면 좋지 않을까?” 라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예전 코치가 배구공을 양손에 끼고 친다고 생각하라고 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내년에는 선배님 내외분과 함께 운동할 기회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네 사람이 함께하였는데 그래도 성적이 가장 좋았습니다. 제가 잘해서 성적이 좋았던 것이 아니라 함께 한 사람들이 양보를 해주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맑고 화창하여 골프 하기에 아주 좋았지요. 푸른 잔디 위를 걸어가는 느낌은 영혼에 주는 또 다른 빗줄기였습니다. 골프장에서 아름다운 정경을 보면서 천국이 저런 곳일까 상상하기도 합니다.

어제의 시합은 교회에서 주최한 골프 토너먼트였습니다. 131명이 라운딩을 하였는데 18홀 골프장 전체를 한 교회 식구들이 전세를 내어 운동하는 것도 기쁨이었지요. 몇 사람의 수고로 많은 사람이 즐거움을 누렸습니다. 희생의 씨앗은 언제나 열매를 맺게 하나 봅니다.

 그라나다에서 공부하는 딸아이가 방세를 좀 부쳐주었으면 하고 연락이 왔습니다. 정부로부터의 대출(오삽)로 방세와 생활비를 대기로 하였는데 아직 수표를 받지 못하였나 봅니다. 돈이 없어 쩔쩔매기도 하지만 딸아이에게 보내는 돈은 아깝지 않습니다. 자녀를 향한 사랑이 그런 것인가 봅니다부모에게 특별히 해주는 게 없어도 존재 자체로 든든하고 힘이 됩니다.

잠자는 시간이 두세 시간 될까말까라고 하니 결국은 자신과의 싸움이요 체력싸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사하게도 딸아이는 아너 소사이어티의 구성원으로 있습니다. 전체 학생 중 10% 이내에 드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영예입니다. 딸아이 자신도 아너 소사이어티의 구성원이 되었다고 무척이나 기뻐했습니다. 기뻐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 마음도 흐뭇합니다. 꾸준한 노력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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