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면접 요령과 삶의 자세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2. 10. 23. 02:25

     한동네에 사는 몇 가정이 모였습니다. 이사 온 지 5년이 되었지만 이런 모임은 처음입니다. 최근에 새집을 지어 이사 온 두 가정을 비롯해 지난 5년 사이에 이웃이 된 이들입니다. 머나먼 캐나다 토론토까지 이주를 해와 한 동네에 모여 살게 된 것도 인연이라면 큰 인연이겠지요.

   새롭게 만난 이들을 대하니 반가웠습니다. 로열은행(Royal Bank)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분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제일제당에서 근무하다 2000년 초에 캐나다에 이민을 오신 분입니다.

 

많은 사람이 취직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가게를 할 것을 권유하였습니다. 하지만 직장을 잡겠다는 꿈을 버린 적이 없습니다. 이력서도 500통을 넘게 뿌렸습니다. 인터뷰를 위하여 엄청난 양의 질문과 답변 리스트를 준비했습니다. 깡그리 외웠습니다. 인터뷰하면서 비슷한 질문이 나오면 외운 실력을 발휘하여 청산유수로 대답했지요.

인터뷰에 끌려다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미리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습니다. 면접관에게 준비한 프레젠테이션을 해도 되겠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해보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준비해간 것을 이야기하면 인터뷰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적으로 임할 수 있습니다.

신문을 보고 날씨나 최근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메모를 한 후 외웠습니다. 이것을 스몰 토크(small talk)라고 하지요. 이곳 사람들은 스몰 토크를 무척 중요하게 여깁니다. 인터뷰할 때는 좀 거만해 보이더라도 알고 있는 것을 당당히 말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지나치게 겸손하여 오히려 손해를 보곤 합니다. 지나치게 겸손하면 면접관에게 자신이 없어 주저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서구 사회에서 지나친 겸손은 결코 득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때가 많습니다. 알고 있는 것을 당당히,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미소를 지으며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자신 있으면서도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특별히 인터뷰할 회사나 기관에 대하여 미리 공부한 후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면 도움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인터뷰하는 것은 그 사람을 뽑을 마음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괜히 주눅 들 필요가 없습니다.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것을 문제 삼곤 하는데요. 그럴 이유가 없습니다. 주어, 동사, 목적어가 좀 바뀌어도 큰 문제가 안됩니다. 발음을 명확히 하고 자기 뜻을 분명히 전달하면 됩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라 공부를 하지 않은 이상 영어에 자유로울 사람은 없습니다.

그동안 여덟 명을 만나 이런 제 경험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취직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며 포기하는 이들에게 그렇지 않다고 설득했습니다. 이력서를 고쳐주었고 면접을 위하여 예상 질문과 답변을 준비하게 했습니다. 내용을 달달 외우게 했지요. 면접 준비가 완벽히 되지 않으면 이력서를 보내지 않았습니다한두 번 면접에서 실패하면 에이전트 들에게 가능성이 없는 사람으로 보여지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준비하기를 싫어합니다. 귀찮아하지요. 게으른 탓입니다.

끝까지 제 말을 믿고 따라와 준 여덟 명 중 네 명은 취직이 되었습니다. 영어를 못하고, 이민자이기 때문에 취직이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노력해보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는 듯하다고 말씀하실 때 옳다고 여겼습니다. 제게도 많은 사람이 취직은 안될 것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만일 저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취직은 꿈도 꾸지 말라는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말만 믿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공감하는 바가 많았습니다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제게도 도움이 될 유익한 이야기였지요이런 정도의 적극성을 가지고 하면 안 될 일이 없으리라 여겨졌습니다.

 

일하다 보면 남의 일을 가로채어 자신이 한 것처럼 상사에게 보고하는 보스나 동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대하면 밥맛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사람들에게도 떡을 나누어 줍니다. 그런 사람들은 대개 영어를 잘하고 보스와 관계가 좋습니다. 자동차 경주(공동 관심사)에 관해 이야기할 만큼의 친밀감을 가지고 있지요. 반죽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한 일을 뺏어갔다고 그런 사람들과 싸워봐야 남는 게 없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들 먹을 것을 좀 던져 주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반죽이 좋은 것도 능력 아닐까요?”

 

이웃을 처음에 대하였을 때 가게를 하시는 분인가 생각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카펜터스를 좋아하고 음향기기에 관심이 많음을 알게 되었고 범상치 않은 분이라 여겨졌습니다.

조심스럽게 어디서 근무하시느냐고 여쭈어 보았지요로열 뱅크에에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서슴없이 나누어 주셨습니다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한다거나 잘난 척하며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지 깨닫게 하는 저녁이었습니다    

 

" 다른 사람의 좋은 습관을 내 습관으로 만든다." -빌 게이츠-

 

2012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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