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일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3. 12. 5. 01:55

토론토에도 노숙자(Homeless people)가 적지 않다.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주무실 수 없기에 지역사회에서는 이들을 위해 쉼터를 제공한다. 11월 말부터 3월까지 잘 곳을 마련해드리고 푸짐한 저녁과 아침 식사를 대접한다. 덮고 주무실 담요는 늘 깨끗이 빨아 불편함이 없도록 해드린다. 필자가 출석하는 본 한인교회에서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매주 화요일 저녁부터 수요일 아침까지 노숙자들을 섬긴다.

저녁에는 탁구대를 설치하여 탁구를 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 텔레비전을 비치하여 내 집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음식도 무척 푸짐하게 준비한다. 근사한 식당에서의 식사 못지않다. 오렌지 쥬스에 커피, 빵과 스테이크로 든든히 드실 수 있도록 한다. 아침은 블랙퍼스트 샌드위치를 준비하거나 감자와 소시지, 달걀(scrambled egg)을 제공한다. 점심 도시락도 챙겨드린다.

돌아가신 후 이들이 덮고 잔 이불을 정리하여 세탁업체로 보내고 매트리스는 일일이 닦아 한쪽에 차곡차곡 재어 놓는다. 사용한 접시와 커피잔, 포크와 나이프를 깨끗이 닦아 정리한다. 이런 일을 하는데 적지 않은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

오늘 아침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이들을 섬겼다. 나 하나의 힘은 작고 보잘것없지만 그 작은 손길들이 모여 필요한 분에게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해드리고 맛난 음식을 대접해 드릴 수 있다. 이런 작은 섬김이 살아가는 기쁨을 더하게 한다.

홈 리스는 누구라도 될 수 있는 일이다. 어느 순간 불행한 일이 닥치면 홈 리스로 전락할 수 있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필리핀에 불어 닥친 광풍은 수많은 사람의 집과 재산을 하루아침에 앗아갔다. 빚보증을 잘못 서서 졸지에 길거리로 나가 앉아야 하는 사람도 있고,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몸이 아파 거동을 못 하기도 한다. 젊은 사람이 몹쓸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난다. 이런 세상이니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 한다. 아울러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웃을 섬기는 것은 축복 중 축복이다.  

만일, 내가 오늘 아침에 병들지 않고 일어났다면 이번 주를 넘기지 못하는 수백만의 사람보다는 축복받은 것이다. 은행계좌나 지갑에 약간의 돈이 들어있다면 이 세상에서 8%의 부유층에 속한다. 그리고 냉장고에 음식이 있고 비바람을 막을 지붕이 있어 잠잘 곳이 있다면, 지구 상의 75% 사람들보다 부유하다.

인생에서 불행을 느끼는 감정은 지극히 상대적이다. 목적 있는 삶, 꿈이 있는 삶,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삶은 복된 삶이다.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내 작은 손 기꺼이 내밀 수 있다면 나 또한 기쁠 일, 행복은 그리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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