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친구 폴이 올랜도에 집을 하나 살 생각이 없는지 묻는다. 약 20년 전에 지어진 집들인데 지을 당시에는 US $150,000에 분양했었으나 현재는 $100,000이면 살 수 있을 것이라 한다. 폴의 처가 식구 몇 명이 2년여 전 플로리다로 집을 사서 내려갔다. 당시 가격은 US $40,000~50,000이었으니 제법 가파르게 오른 셈이다. 폴의 이야기에 의하면 집을 사서 세를 주어도 세금과 이자 등 비용이 빠질 것이라 한다. 은행에서 power of sale로 나온 물건인데 전액 현금을 내야 살 수 있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폴과 아내는 은퇴 후 겨울 몇 달을 올랜도에서 지낼 것이라 한다. 자신은 이런 집에 투자하여 대를 이어 보유하면서 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데이토나 비치까지는 약 한 시간 드라이브해서 나가야 하고, 디즈니 월드까지는 20~30분 드라이브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단다. 겨울에 내려가 골프를 치고 와도 좋지 않을까. 토론토의 경우 겨울이 너무 길어 올랜도에서 몇 개월 지나고 오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이 아닐까. 폴에게 좀 더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K 집사님 아버님 장례식. 25년생, 한국에서 상업은행 근무, 75년 캐나다 이민, 1985년 아내와 사별, 2014년 4월 별세.
삶의 여정 가운데 어려운 과정들을 다 이겨내시고 영면에 들어가신 고인의 삶을 생각해보다. 자녀들과 손자 손녀들은 할아버지를 선인장 같은 분이라고 추억했다. 겉으로는 고집이 있으시고 올곧은 분이었지만 안은 부드럽고 따뜻하며 정직하여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30년 동안이나 혼자서 사셨지만 자녀들과 손주들을 사랑하시며 자신이 살아야 생을 꿋꿋이 살아내신 고인의 삶을 생각하며 배우고 얻는 것이 많았다. 입관예식이 끝난 후 리셉션장에서 친구 내외와 담소하는 시간을 가진 건 덤으로 얻은 기쁨이었다.
저녁 10시 30분 뉴욕에서 도착하는 둘째를 맞으러 피어슨 공항으로 나가다. 딸은 목요일 저녁 뉴욕으로 가서 언니와 함께 주말을 보낸 후 월요일 저녁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해야 함을 고려하면 다소 피곤한 여정일 수 있겠으나 나름 잘 즐기고 있다. 뉴욕에서 무엇이 가장 인상적이었느냐고 물으니 이곳저곳 다니며 맛있는 것을 먹은 일과 뮤지컬 신데렐라를 본 일이라 한다. 쇼핑은 거의 하지 않았단다.
라이어슨 대학에서 Nursing을 전공한 D양이 노바스코샤 주 핼리팩스의 한 병원에 취직이 되어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일 년가량 일하다 토론토로 돌아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두 해 다른 도시에서 일해보는 건 좋은 경험이다. 절실한 때에 들려온 좋은 소식.
후배와의 만남: 한국에서보다 화려함은 덜할지 모르나 성실하게 일하며 자녀들을 잘 키우고 있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지도 10년이 넘었다. 다들 이곳에서의 삶에 만족한다는 이야기였다. 기회의 땅에서 후손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었다는 일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고국에서의 삶과 비교할 때 이곳의 삶이 단순하고 단조로울지 모르나 의미를 찾는 삶을 살기에는 낫지 않을까. 자연환경적인 면에서도 여유가 있다. 특히 노스 아메리카는 코스모폴리탄 적인 삶을 살기에 적합한 곳이다. 예전에는 지구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소 방관자적인 관점에서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저 멀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나와 상관이 없는 일로 여겨지지 않는다. 영어가 그리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 어떤 민족과도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다는 점도 개인적인 취향에 맞는 일이다.
201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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