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Perry Martin)과 코번(Steve Coburn)은 8,000불을 주고 종마 한 마리를 사고 캘리포니아 크롬(California Chrome)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아트 세먼(Art Sherman)이라는 나이 많은 트레이너를 고용하여 캘리포니아 크롬을 경주마로 키웁니다. 이 말이 어제(5월 3일)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Louisville)에서 열린 제140회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결승점을 얼마 남기지 않은 지점에서 폭풍처럼 질주했었지요. 힘차게 달린 경주마의 입에는 거품이 물려있었습니다. 조키 빅터 에스피노자(Victor Espinoza)는 말이 마음껏 달리는 것을 즐기도록 도와 주웠다고 말했습니다.
천만 원에 산 말을 육십억 원을 호가하는 명마로 키운 것도 신데렐라 스토리요. 77세의 트레이너가 생전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시켜 우승하게 한 것도 신데렐라 스토리입니다. 가능성이 있는 종마를 볼 줄 아는 눈을 가진 마틴과 코번 그리고 그 말을 켄터키 더비에서 우승시키기까지 꿈을 가지고 키워낸 아트 세먼. 이들이 미친 듯이 감격해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140회 켄터키 더비는 십육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가하였는데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사람이 모여든 대회였다고 합니다. 창과 레이스가 달린 예쁜 모자를 쓰고 마음껏 멋을 낸 여인들, 가족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음료수를 마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대회가 열리기 직전 합창단이 불렀던 노래 켄터키 옛집(Old Kentucky Home)이 귓가를 맴돕니다. 켄터키 옛집은 학창시절 즐겨 불렀던 노래이기도 했지요.
가끔이라도 소식을 주고받으며 위로하고 격려하는 친구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입니다.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주변에 있어 은근한 힘이 됩니다. 그들 중 한 명인 J 사장과 골프를 했습니다. 지난해 가을 함께 한 후 5월에 다시 만난 것이니 그동안 6개월의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J사장은 옥빌에서 가게를 운영하면서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두 자녀를 잘 양육하고 있습니다. 특히 큰딸 아영은 지난해 워털루(University of Waterloo) 대학의 건축학과(Architecture)에 수석입학을 하여 큰 기쁨을 주었지요. 겨울 4개월 동안 프랑스에서 인턴십(Co-op)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와 며칠 전 학교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워털루 대학의 아키텍처 프로그램(https://uwaterloo.ca/architecture)은 북미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프로그램이지요. 이 프로그램은 마지막 4학년을 이탈리아에서 공부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학생 중 약 50%는 백인이며 50%는 유색인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반 이상의 학생이 중국계라고 합니다. 한국계도 3~5%를 차지하고 있다는군요.
J 사장의 둘째 딸은 다니는 학교에서 치어리더로 활동하고 있는데 성적도 잘 나온다는 소식을 들려주었습니다. 캐나다로 건너와 성실히 일하며 자녀가 잘되는 것을 보는 건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J 사장과의 골프 라운딩은 서로의 우정을 다시 확인하며 살아가는 재미를 한껏 누리게 해준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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