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일기

육신의 장막이 걷히면 150208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5. 2. 8. 22:26

영화에 나오는 호화주택이 그보다 나을까. 대리석과 상아로 도배한 거실에, 아방궁 같은 화장실에, 요리가 저절로 될 것 같은 부엌에, 보통사람들 집 전체만 한 옷장에, 문장이 술술 읽힐 듯한 도서관에, 독서등과 소파에, 호수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경관에, 백악관을 이에 견줄까.

팔려고 내놓았다고 해서 가보니 주인은 이미 돌아가셨고 장성한 딸과 아들이 두 눈 똥그랗게 뜨고 바라보고 있었다. 예순넷의 나이, 그 좋은 것 다 놓아두고 어떻게 눈을 감았을까. 흩날리는 눈발 어귀 어디에 흔들리던 마음도 있을듯하였다. 육신의 장막 걷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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