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엘리야’가 새벽녘에 집 밖으로 나갔다. 짧은 셔츠에 기저귀를 차고 신발만 신은 채였다. 꽁꽁 얼어붙은 동토가 기다리는 줄 알 리 없었다. 식구와 이웃, 경찰 백여 명이 발 벗고 나서 찾기 시작했다. 영하 이십 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였다. 아이가 없어졌다는 소식이 순식간에 도시 전체에 알려졌다. 시민들은 아이가 찾아지기를 간절히 염원하며 뉴스에 귀를 기울였다. 기대와는 정반대로 엘리야는 인근 집과 집 사이 하얀 눈밭에서 꽁꽁 언 채 발견되었다.
동료의 어머니는 삼십 분 전에 밥을 드시고도 며느리가 밥을 주지 않는다고 타박이다. 미국에 사는 큰아들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고 캐나다에 사는 막내에게 불평해댄다. 막내는 형에게 전화를 걸어 왜 어머니를 뵈러 오지 않느냐고 따지듯 말한다. 큰 형은 어머니를 뵙고 하루 전 돌아왔다며 어리둥절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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