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한 조언을 대하곤 한다. 그중에 하나가 ‘레지나 브렛의 글쓰기를 위한 열 가지 팁’이다. 레지나 브렛은 겨울이 글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라 한다. ‘어떻게 하면 작가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글쓰기를 위한 10가지 교훈’으로 답하고 있다.
첫째 써야 한다. 사람들이 쓰는 것에 대해 말은 많이 하는 데 실제로는 쓰지 않는다. 말하지 말고 써야 한다. 사람들과 만났을 때 이야기의 흐름에 대해 말하지만 말고 그 이야기의 흐름을 써라. 빌 오코너(레지나 브렛의 멘토였던)는 “말함므로써 글감이 사라지지 않게 하라.”고 했다.
둘째 글을 쓸 수 있는 생추어리(sanctuary)를 만들어야 한다. 그곳은 부엌도 될 수 있고 옷장도 될 수 있고 빨래방도 될 수 있다. 아이들이나 고양이가 와서 방해하지 않는 곳이면 어디라도 가능하다.
셋째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삶 가운데서 쓸 수 있는 시간을 반드시 만들 수 있다. 페이스북을 하는 것을 포기하라. TV를 포기하라. 그렇게 하는 것이 작가가 소설을 시작하는 방법이다. 에마 봄백(Erma Bombeck)은 세 명의 아이를 키우지만 한 주에 세 편의 칼럼을 쓴다.
넷째 책상에 안전띠가 있다고 생각해라. 자꾸만 일어나지 말고 앉아서 써라. 커피나 초콜릿, 담배가 유혹하여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여도 이겨내고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 최선의 길은 앉아서 묵묵히 쓰는 것이다.
다섯째 자신의 마음속에서 불타고 있는 무엇을 써라. 만일 당신이 육 개월 밖에 못산다고 하면 세상을 향하여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 지금 당신이 죽음의 침대에 누워있다면 세상을 향하여 무엇을 말할 것인가. 무엇이라고 외칠 것인가. 예외없이 떠날 날이 다가온다. 마음속에 쓸 것을 남겨두고 죽지말아라.
여섯째 쓰는 것과 편집하는 것은 별개의 것이다. 그것은 비상 브레이크를 가지고 다이빙하는 것과 같다. 전혀 별개의 것이다. 쓰다가 단어를 찾는다거나 인용할 것을 찾는다거나 참고자료를 찾는 데 시간을 보내지 마라. 쓰다가 * 같은 것을 표해두고 다시 돌아와 찾으라. 그리고 손가락이 계속 써 나갈 수 있도록 하라. 드래프트가 완성되면 산책하러 갈 때 가지고 가라. 귀에 들리도록 소리내어 읽어라. 그러면서 고쳐라. 좋은 편집자가 읽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곱째 스스로 마감일을 정하라. 달력에 언제까지가 데드라인이라고 표시를 해라. 포스트 잇를 부쳐라. 글쓰기가 완료되면 포스트 잇을 떼는 기쁨을 누려라.
여덟째 출판사에서 출판을 거부하더라도 실망하지 마라. 그것은 너 자신에 대한 거부가 아님을 생각하고 다른 에이전트나 출판사를 찾아보라. 그리고 당신의 책을 소개하는 짧은 편지를 써서 부쳐라. 거절의 편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라. 베스트 셀러 작가도 그런 편지를 받는다.
아홉째 다른 사람이 다 ‘노’라고 말해도 자신만은 ‘예스’라고 계속 이야기하라. 되돌아보면 저널리즘 공부를 끝낸 후 서른 군데 이력서를 보냈는데 서른 군데에서 다 거절의 편지가 왔다. 그런데 한쪽 문이 열렸고 나(레지나 브렛)는 30년을 저널리스트로 일했다. 칼럼니스트가 되기를 원했을 때 편집자로부터 '노’라는 대답을 들었다. 하지만 나는 22년째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다. 처음 두 권 책의 메뉴스크립트가 거절당했다. 세 번째 메뉴스크립트는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올랐다. ‘God Never Blinks’는 러시아어 폴란드어 스위스어 프랑스어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등 20개의 언어로 번역됐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수없는 ‘노’ 소리를 듣더라도 포기하지 말라는 부탁을 위해서이다.
열 번째 목표는 끝을 내는 것이지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한번 쓰기로 작정을 하고 써나가면 곧바로 글이 막히는 경험을 할 것이다. 어쩌면 두 번째 페이지에서 막힐지도 모른다. 세 번째 장(chapter)에서 막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계속 써나가라. 그것이 라이터즈 블록(writer’s block)을 해쳐나가는 방법이다. 짓누르는 무게감에서 벗어나라. 앉아서 대단한 작품을 쓰려고 생각하지 마라. 그냥 이야기를 써라.
자, 지금이 이야기를 쓸 때이다.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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