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들어 모세 오경 중 신명기서를 읽고 있다. 모세가 삶을 돌아보며 후세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들을 음미하며 읽는다. 나이가 든 탓인지 더 가슴에 와 닿는 듯하다.
생일을 앞두고 삶을 되돌아보며 일기형식으로 몇 줄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완성된 것도 아니고 현재 진행형인 부족한 글이지만 훗날 다시 읽고 싶어 올려둔다.
육십 세가 될 때까지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참으로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살아온 세월이었다.
좋은 부모님을 만나서 사랑 받으며 자랐다. 과수원에서의 추억은 감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수필을 쓰고 시를 공부하는 데 있어 그때의 감성이 큰 도움이 된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시절까지 줄곧 기독교 신앙 안에 자랐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려 애썼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청년 시절까지 신앙지도를 해주신 분은 반야월 서부교회의 김기중 목사였다. 이분의 가르침과 함께 다양한 독서는 삶에 있어 시금석이 될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부모님의 격려와 관심, 지원 덕분으로 대학원까지 공부를 잘 마칠 수 있었다.
기독교 신앙의 토대 위에 세워졌고 기독교 정신으로 운영되는 계성고등학교에 다녔다. 이때 함께 했던 친구들은
내 삶에 있어 큰 자산이다. 친구들 족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공부와 자극이 되었다. 함께 했던 친구들은 교육자가 되었고, 문인이 되었고, 경영자가 되었고, 의사가 되었다. 홍억선,
손광주, 김철진, 김광석, 유철한, 이진환, 박병욱 등이 그들이다.
대학은 서울에서 다녔다. 합창단에서 활동하였는데 이때 윤병현, 이대우, 김철, 이영호, 심재웅 등을 만났다. 그들 또한 삶을 잘 경영하여 나름 존경받는 위치에서 살고 있다.
또 대학과 직장에서 이의용 선배를 만났고 선배의 삶을 보고 배우며 한 시대를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이의용 선배가 책을 쓰는 것을 보면서 나도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기도 했었다.
대학에서는 스승 강신돈 교수를 만났다. 그는 내게 공부를 잘 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었다. 2년 반가량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는 내가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심어주었다.
공부와 군 생활을 마치고 20대 후반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박병철 사장을 만난 건 최고의 행운 중 하나였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5년간 최선을 다해보라는 박 사장의 권고를 오롯이 내 것으로 받아들였고 이를 실천했다.
미국에서 잠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다녔던 직장의 사장을 지낸 용서형의 도움 때문이었다. 형님의 도움으로 뉴욕주 다울링 칼리지에서 경영대학원 공부를 마칠 수 있었다. 대학원공부를 마치고 직장으로 다시 돌아가 생활한 후 2007년 캐나다로 완전히 이주하였다.
직장생활 10년쯤 한시기에 경영학 석사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또 가족과 함께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살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1994년 캐나다 영주권을 받았고 1995년 2월 21일 가족과 함께 캐나다 토론토에 왔다. 이때 큰딸은 8세, 둘째는 5세였다.
아이들은 캐나다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다. 두 딸들은 결혼 전 직장생활(큰딸은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Downstate Hospital에서 내과 전공으로 Residency를 하고 있고, 둘째는 Toronto General Hospital에서 Nurse로 일하고 있다)을 하는 동안 한국을 여행하며 친지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딸들은 내게 자신들을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미주에서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고 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자랐더라면 지금의 위치에서 자신들의 삶을 즐기며 일할 수가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하였다.
캐나다에 이주하여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은 행운 중 행운이다. 한국에서의 바쁜 생활과는 달리 이곳에서의 생활은 나 자신으로 향하는 삶의 여정을 단순하면서도 보람된, 의미 있는 여정으로 만들어 주었다. 나 자신이 누구인가를 더욱 곰곰이 생각할 수 있게 하였고 세레니티(serenity)를 가질 수 있게 하였다. 아울러 한반도 만이 아닌 세상 전체를 내 삶의 공간, 사고의 영역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이웃을 섬기며 사는 삶을 추구하게 하였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과 함께 알아가는 기쁨도 누린다. 서로 다른 인종의 사람들과 만나고 사귀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그들이 먹는 음식을 경험하는 자체가 삶에 바이브를 주기에 충분하다. 영어로 된 신문을 읽고 CNN, CBS, NBC, ABC 등 뉴스 매체를 접하고 PGA, NBA, English 사커를 즐기는 것 등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다.
내 삶에 큰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친구가 있다. 친구 홍기와 그의 가족이다. 홍기는 직장생활을 시작하기 전 병현이를 통하여 알게 되었다. 직장에 입사한 후 중창팀을 만들어 함께 노래하며 삶을 나누었다. 친구와는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서로 바라만 보아도 마음과 뜻을 알 수 있었는데 캐나다에서까지 함께 있게 되니 얼마나 든든한 힘이 되는지 모른다. 워낙 바르게 사는 친구라 친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다. 가족끼리도 서로 친하게 지내니 감사하다. 자녀들도 미주 사회에서 잘 적응하며 존경받는 위치로 한 발 한발 나아가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친구는 매사에 바르고 반듯하다. 불의를 용납하지 않으며 모범을 보이므로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 한 기업체의 고위 간부로 캐나다 토론토 한인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살고 있는데 이런 친구가 가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전주에서 사업을 하는 해랑 아빠 점석도 서로 힘이 되는 좋은 친구이다. 대를 이어 우정을 나누며 살게 되리라 생각하니 기쁘다.
'미셀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은 아직도 멀다 (0) | 2018.03.16 |
---|---|
'손님(황석영 저)'을 읽고 (0) | 2018.03.07 |
Love one another (0) | 2018.02.23 |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지켜보며 (0) | 2018.02.10 |
사랑하는 형호의 결혼을 축하하며 (0) | 2018.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