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시

겨울 숲에서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20. 1. 16. 07:35

<겨울 숲에서>

 

마음이 무거우면

겨울 숲으로 가라

 

숲 속으로 들어갈 때

욕심은 내려놓고 떠나라

 

아파트 평 수가 얼마인가 어떤 옷을 입고 나갈까  

왜 이렇게 쪼들릴까 왜 못 생겼나 이런 생각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떠나라

 

버리기 어려우면

선반 위에라도 놓고 가라

 

마음의 짐이 무거우면

여행을 떠나라

 

남을 아프게 했던 죄책감 지지리 못난 행동들로 인한 수치심

비교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는 우월감을

내려놓고 떠나라

 

미처 내려 놓지 못하고 온 것들이 생각나거든

강물에 던져버리라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치면

고스란히 찬바람을 맞으라

 

냉기가 스며들어

온 몸이 얼어붙을 지라도

발걸음을 멈추지 말라

 

<2020 1 14일 만레사 수도원/閑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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