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시

아내 2/閑素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20. 2. 7. 23:05

<아내 2/閑素>

 

아내가 

절인 배추를 씻는다

일에서 돌아와 몸은 이미 절어진 지 오래

얼굴은 

문틈을 비집고 들어온

한 줌 햇살

시집 간 딸 생각 남편 생각에

물 빠진 배추는 설레임으로 쌓이고

죽을 고비 넘기고 돌아온

아가 엄마 얼굴이 떠오른다

 

아내가 

땅에 묻은 김칫독 김치처럼

날마다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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