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과 감격이 있는 나날

그리운 어머니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21. 9. 9. 05:24

어머니 올해도 텃밭이 풍성했습니다.

 

토마토며 호박, 고추며 깻잎, 부추와 상추, 가지까지 채소며 열매들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어릴 적 과수원에서 땀 흘려 농사지으시는 모습을 보고 배운 탓인지 저도 농사를 제법 잘 짓는답니다.

 

담벼락 아래로 심은 베고니아며 마리골드, 샐비어도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수려하게 피어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뒤뜰로 나가면 활짝 웃으며 반겨주곤 했었지요. 어머님께서 외출했다 돌아오는 아들을 늘 반갑게 맞아주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9월도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정원을 둘러싼 단풍나무 잎이 붉게 물들어 갑니다. 머지않아 자작나무 잎들도 노란빛을 띠겠지요.

 

찬란한 기품을 자랑하는 단풍잎도 결국엔 하나둘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될 것입니다. 곧 사그락사그락 눈이 내리고 뒤뜰은 수개월 흰 눈으로 뒤덮여 있을 겁니다. 긴 겨울 동안 다시 봄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겠지요. 뵐 날을 손꼽아 기다리듯 말입니다.

 

어머니 말씀드린 것처럼 둘째 지은이가 아들 시온을 낳은 지 육 일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잠시 짬을 내어-이른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이며 음식을 장만한 아내와 함께-시온이를 보러 갈 예정입니다

 

그리운 어머니 안녕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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