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여행을 앞두고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중 터널 마운틴이라는 이야기를 수차례 했다. 묵게 될 호텔도 터널 마운틴 중턱에 있다고 했고 호텔에 묵으면서 동네 뒷산 오르듯 터널 마운틴을 등반해도 된다고도 했다.(사실은 가볍게 오를 정도의 산이 아니었다) 산으로 난 도로를 따라 운전하고 가다 등반길 입구를 지나치기도 하였다. 토론토로 떠나기 전날인 6월 3일 아침 정말 산책하는 기분으로 산 정상을 향했다. 가파른 길일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지그재그로 등반로를 닦아 놓아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산이 그렇듯 정상을 그냥 내어주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헐떡거리는 숨을 골라야 했다. 한 시간 가량이나 올랐을까 아래로 밴프시내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기 시작했다. 건너편 설퍼산과 페어몬트 밴프 스프링스 호텔도 보였다. 밴프 어퍼 핫스피링(Banff Upper Hot Springs) 온천과 설퍼산을 오르는 케이블카 출발지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산이 거기에 있기에 오른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산의 정상은 수고한 만큼의 보람을 선물하는 듯하다. 밴프에서는 그리 높지 않은 해발 1600미터 정도되는 정상이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수고한 것 이상의 확실한 선물이었다. (2022년 6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