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은퇴를 손꼽아 기다린다. 일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여행도 하고 취미 생활도 하며 여유롭게 살 것을 꿈꾼다. 보람 있는 일도 찾아서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데릴 목사님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트 이리에 있는 세인트 존스 스나이더( St. John’s Snyder) 루터란 교회에서 26년간 담임 목사로 섬겼다. 은퇴를 앞두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두 자녀도 가정을 이루어 잘 살고 있어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포트 이리의 프로스팩트 포인트 로드에 있는 타운하우스는 두 부부가 살기에 적당했다.
직접 구운 빵과 케이크를 이웃에게 나누어 주는 일을 즐겨하였고 크고 작은 자선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 주었다. 은퇴를 하면 늘 해오던 봉사활동도 더 자유롭게 하고 이곳저곳 여행도 하면서 여유 있게 살 수 있으리라 믿었다.
은퇴를 앞두고 건강 검진을 받았다. 상상도 못 했던 결과가 나왔다. 장에서 암이 발견되었고 암세포가 너무 커서 수술을 받지도 못한다는 소식이었다.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며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세인트 마가렛 병원의 담당 의사는 열 번의 키모를 받은 후 암세포의 크기를 확인한 후 수술이 가능한지 판단할 것이라고 하였다. 몸에 암세포가 커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렸다.
목사님은 수술 여부조차 알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가 자신을 가장 힘들게 한다고 했다. 목사로 살아왔기에 이런 일은 비교적 잘 견디고 이겨내리라 생각했는데 막상 당해보니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차나 한 잔 하자며 우리 부부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직접 만든 케이크와 막 내린 커피로 우리를 대접했다. 수술 여부도 알 수 없는 불안한 나날을 보내면서 이웃을 초대하여 대접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하루하루 견디며 살아내는 일도 힘들 터인데 이웃을 초대하여 대접하는 일은 큰 용기가 필요했을 것입니다."
부부는 '헉' 하고 참았던 울음을 토해냈다. 알아주는 것이 고마와서 그랬을 것이고 아프고 힘들었던 시간들이 생각나서 그랬을 것이다. 혹 슬픈 기색이라도 보이면 서로를 약하게 할까 봐 아무렇지도 않은 듯 지내오기도 하였으리라.
지금까지 일곱 번 키모 치료를 받으셨고 10월까지 세 번의 키모를 더 한 후 수술 여부를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사실 나는 그저께 세상을 떠난 한 친구로 인하여 마음이 상할 대로 상해있었다. 그이는 일 년 반 전 몸에서 암세포가 발견되었고 치료를 받던 중 64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하였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보내며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시간을 셀레브레이션하며 축제처럼, 잔치처럼 사는 것도 중요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경축하며 살아야 한다. 건강하든 건강하지 않든.
<Editorial reviews>
The Slovak Recipes From My Grandmother's Kitchen is a uniquely hand written and hand illustrated keepsake cookbook, inspired by a Slovak Grandmother's kitchen. Recipes include dishes such as Kapusta, Walnut Torte and Halusky a beloved traditional feast! These humble recipes are made from the very simplest of ingredients and have graced table after table with memories that capture the essence of what preparing a loving meal is all about.
데릴 목사님은 우리 부부를 집으로 초대한 날 자신이 쓴 책 'The Slovak Recipes From My Grandmother's Kitchen'을 선물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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