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펄로에서 한동안 지내다 돌아온 아내가 텃밭에서 수확에 한창이다. 올해는 고추가 풍년이라며 고추를 따더니 부추를 자른다. 호박은 미리 따서 쟁여두었다. 내일 카페에서 자원봉사로 일하는 이웃과 나누기 위함이란다.
그리 넓지 않은 텃밭이지만 풍성하게 내어주니 고맙기만 하다. 나는 과연 가슴을 활짝 열고 내어주며 사는지 스스로 물어본다. 간장종지 만한 마음 그릇으로 이것저것 따지기만 하고 내어줄 줄 모르는 사람은 아닐는지.
품이 넓고 너그러운, 누구나 와서 기댈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리 넓지 않은 텃밭이 품고 또 품어 내어 주고 내어주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