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일기

길(道)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24. 1. 3. 02:00

<길(道)/閑素>

숲은 여윈 가지로 가득했다
지난밤 내린 눈이 낙엽을 덮어 눈밭이 되었다
숲 속으로 난 길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눈 밟는 소리가 찬 공기를 갈랐다
아이젠에 끼인 눈이 절뚝이며 걷게 했다
시린 바람이 볼에 와닿았다

걷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걸을까 말까 망설였는데
걷기로 한 게 옳은 결정이었다

올 한 해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바르게 판단하고 결정하기를...

걷는 도중 아내가 힘들어했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그럴 것으로 생각했다
망막에 렌즈를 삽입한 영향도 있었을 터였다

어쩌면 삶은 날마다 걷는 일 일지도 모른다
갑진년 한해도 묵묵히 걸을 것이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뚜벅뚜벅 걸으며
미련과 후회를  남기지 않으리라

새해 첫날
숲으로 난 길은
설렘이 있는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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