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일기

도미니카 자매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24. 2. 20. 22:21

<도미니카 자매/한소>

내 삶의
마지막 순간도
그랬으면 좋겠네

시를 읇조리며
시와 함께
몇 날을 보내고 싶네

시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별을 고하고 싶네

그럴 수 있다면
가는 길이 덜
외로우리

도미니카 자매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의 씨앗을
흩뿌리며
떠나고 싶네

꽃잎 되어
지고 싶네


아래는 박경희 도미니카님의 부고를 듣고 이해인 시인, 수녀님께서 보내주신 글(시)

<이별의 아픔/이해인>
2.18
병들어 베어버린
나무 한 그루
다시 보고 싶어
밤새 몸살하며 생각했지

지상의 나무 한 그루와
작별도 이리 서러운데
사랑하던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그 슬픔 감당하기
얼마나 힘든 건지!

너무 쉽게
잊으라고 말하는 건
아닌 것 같아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
빨리 잊을수록 좋다고
세월이 약이라고
옆에서 자꾸 독촉하면
안 될 것 같아
사랑하는 이를
저 세상으로 보내놓고도
곧 그가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
내내 아파하는 이들에겐
마음껏 그리워하라고 말하는 게
더 아름다운 위로가 아닐까
오늘은 그런 생각을 해

박경희 도미니카 자매님이 2월 16일 금요일 오후 4시 25분 노스욕 제너럴 병원에서 6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고인은 1964년 1월 3일 2남 3녀 중 막내딸로 태어나 1974년 대구 계산동 성당에서 세례를 받으셨어요. 1988년 배우자 김영주 데코루소(토론토 예수성심 본당 사목회장)와 결혼하여 2001년 7월 캐나다로 이주하셨습니다. 박경희 도미니카님은 고등학교 때 가톨릭 학생회 리더로 활동하였고 본당 성모회 회장 및 꾸르실료 활동과 ME 그리고 주일학교 학부모 회장으로 섬겼습니다. 남편 김영주 데코루소를 도와 많은 봉사활동도 하셨어요. 자녀로는 아들 김수환 요한, 며느리 Stacy, 따님 김혜원 셀리나를 두셨는데 다정다감한 어머니셨습니다.(황로사님께서 보내주신 이메일 내용 참조)
도미니카님은 아픈 몸으로 2월 11일 저녁(토론토 시간)에 있은 이해인 수녀님과의 대화시간에 참석하셨어요. 돌아가시기 5일 전이셨지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열정적으로 사시며 사랑을 나누어주고 떠나신 도미니카 박경희 님 고맙습니다.
<장례일정>
2월 20일(화) 6:00 PM 조문 예수 성심 본당
2월 20일(화) 7:00 PM 공식연도 예수 성심 본당
2월 21일(수) 10 AM 장례미사 예수성심 본당
2월 21일(수) 11:30~12:00 AM 하관예절 Assumption Catholic Cem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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