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슬퍼하지 말고 괴로워 하지 않길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25. 3. 15. 00:25

생각이 많아지고
네 곁의 누구도 힘이 되지 않아 외롭겠지만
가끔은 모두가 그렇단 사실을 잊지 마

친구도 너를 이해하지 못하고
함께 살아온 가족조차 너를 쓸쓸하게 하지만
사실은 깊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
골목마다 사람마다
바람만 가득한 차가운 이 세상에
금쪽같은 시간을 뚫고
네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너는 충분히
행복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마
제 걱정으로 매일이 벅찬 사람들이
가슴속의 혼란과 역경을 뚫고
너를 생각한다는 게 얼마나 따뜻한 일이니

매일의 저녁이 너에게 우울을 선물해도
세상 모든 음악이 네 심장을 울려 마음이 어두워도
네 믿음이 불안해 눈물이 난다 해도
네 불안이 마음을 잡아먹는 일이 있다 해도
그름도 가끔은 햇빛을 잊지 못해 비를 쏟아내는데
누군가는 너를 위한 글을 쓰고 있다는 걸
너의 우울을 끌어안기 위해 위로를 하고 있다는 걸

슬퍼하지 말고 괴로워하지 않길
바람도 가끔은 불기가 지겨워 적막하고
해바라기도 가끔은 목이 아프고
연어도 가끔은 제 갈 길이 막막해 폭포에서 쓰러지곤 하는데
네가 지금 좌절이 된다고 해서 홀로 울지 않길
너는 많은 사랑을 가진,
사랑으로서 사람이 된, 사랑의 존재라는 걸
절대 잊지 마

  “나는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한 가지 사실, 즉 그가 방 안에 조용히 머물러 있을 줄 모른다는 사실에서 유래한다고 종종 말하곤 했다.” -파스칼 블레이즈 팡세 제8편에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진정한 내면 성찰이 필요하다. 파스칼은 ‘인간은 진정으로 자신과 대면하기 위해서 고요를 견디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디톡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과도한 디지털 기기의 사용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현대인들의 노력을 가리키는 말이다. 빠르게 연락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없었을 때의 누군가를 기다리는 설렘과 기대감, 지식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깨닫게 되는 앎의 즐거움, 진정성 있는 인간관계 추구 등 편리함 속에서 불편함이 주는 이점들이 점차 사라진다.
  홀로 조용히 머무는 것,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사유의 시간을 가지는 것, 자신과 대화하고 마음을 탐구하는 것,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나를 충전하는 것은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것, 현대 사회가 주는 강렬한 자극과 분주함 속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내어 우리의 일상을 조화롭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이 일이 어디로 향하는지 나둬보세요. 무엇보다 시간을 갖고 지켜보세요. 짧은 시간에 승부를 보려고 하지 말아요.”
-바바라 J. 지트위의 소설 [J.M.배리 여성수영클럽] 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우리의 삶에 필요한 리듬을 찾아줄지도 모른다. 조급함 속에서는 보이지 않던 작은 것들을 보게 하고, 내면의 소리나 미묘한 감정을 듣고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을 줄지도 모른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성이 멈춤 속에서 드러날지도 모른다.
<전승환著 북로망스刊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에서 내용을 가져왔고 개인적인 생각을 추가한 글임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