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termination·청년

잘 쉽시다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1. 2. 26. 15:49
사람은 누구나 휴식이 필요합니다 일만 강조 하기가 쉽지만 일과 똑 같은 수준으로 필요한 것이 휴식입니다. 기계가 마모되지 않고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하여 윤활유가 필요하듯이 사람도 부서지거나 망가짐 혹은 지쳐 쓰러지지 않기 위하여 적당한 휴식이 필수적입니다. 늘 일에 찌들려 사는 사람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를 기대하기란 어렵습니다. 또한 일에 찌들려 있는 사람에게 최상의 성과를 기대하기란 어렵습니다. 그가 이미 일에 지쳐 있기 때문입니다. 일이 잘 안될 때는 일로부터 잠시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오면 일을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머리가 꽉 막혀 아이디어가 떠 오르거나 일이 잘 되지 않을 때는 잠재의식이 그 일을 처리하게끔 내버려두고 당분간은 잊어버리는 것도 효과가 있습니다.

휴식은 일을 열심히 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입니다. 해야 할 일을 최선을 다해 한 후 적당한 휴식은 마치 사막에서 만나는 오아시스와 같습니다. 하지만 일도 하지 않고 가지는 휴식은 휴식이 아니라 빈둥거림입니다. 일도 하지 않고 쉬기만 한다면 쉬는 자체가 휴식이 아니라 고문일 수 있습니다. 필자는 아침마다 헬스클럽(Health Club)의 러닝머신(Running Machine) 위를 4-5km를 달립니다. 달리고 나면 윗옷이 땀으로 흠뻑 적습니다. 이렇게 달린 후 찾게 되는 것은 시원한 물입니다. 땀 많이 흘린 후 마시는 한잔의 시원한 생수 맛은 그만입니다. 열심히 일한 후의 휴식은 땀을 흠뻑 흘린 후 마시는 한잔의 생수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물이 먹고 싶지도 않은데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마셔야 하는 경우를 당해 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마시고 싶지도 않은 물을 계속 마셔야 하는 것은 정말 고역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휴식도 마찬가지 입니다. 필요할 때 적당히 쉬는 것은 효과가 크지만 늘 휴식만 하는 사람에게는 휴식이 휴식일 수 없습니다.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이지요.

역대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원숙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으로 꼽히는 이가 '프랭클린 루즈벨트'입니다. 그는 가끔 친구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포커게임에 푹 빠졌고 어떤 땐 혼자서 카드패를 떼며 정치를 잊었습니다. 영화감상과 바다낚시, 우표수집 등 그의 취미는 다양했습니다. 백악관 2층 서재에서 열리는 각테일 파티는 유명했습니다. 거의 매일 밤 친구, 친지들이 초대되는 이 파티에선 정치나 전쟁 등 심각한 주제는 없었고, 영화나 스포츠 또는 회고담 같은 가볍고 재미 있는 화제만을 주고 받으니 시종 웃음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철저한 휴식이 경제 대공항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그를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전기를 써서 퓰리처상을 받은 '도리스 굿윈'은 “루즈벨트는 쉴 수 있는 능력, 걱정을 떨쳐 버릴 수 있는 능력, 친구나 동료들과 같이 즐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며 그 능력으로 활력을 재 충전해 다음날 투쟁에 대비할 수 있었다”라고 적고 있다. 또 다른 정치평론가는 대공황의 어려움 속에서 사람들은 대통령의 힘찬 머리 움직임과 옆으로 비스듬히 문 파이프, 그리고 그 유명한 미소에서 힘을 얻었다”고 회고 했습니다.

필자는 직장생활 10 년을 한 후 MBA공부를 다녀왔습니다. 95년부터 97년까지 만 3년 간의 외유는 충분한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MBA과정에서 학우들과 강도 높은 경쟁을 하며 힘들게 시간을 보낼 때가 대부분이었지만 하고싶은 공부를 하면서 일로부터 떠나 있으니 공부가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재미있기만 했습니다. 이렇게 3년간 일로부터 떠나있다가 다시 돌아오니 일의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힘든 일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어쩌면 매일매일이 긴장의 연속이어서 잠시라도 방심할 수 없는 생활이지만 일 자체가 재미없다거나, 회의가 든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일로 고민하며 며칠씩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지만 예전처럼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하고 회의하는 경우는 결코 없습니다. 오히려 어려운 일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렇게 일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MBA과정을 공부하며 배운 것도 배운 것이지만 그 기간을 통하여 충분한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다는 사실입니다.

영어로 휴가를 ‘vacation’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비운다’(to vacate)라는 동사에서 나왔습니다. 휴가는 그야말로 텅 비움입니다. 프랑스어인 ‘바캉스’도 공백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휴식의 또 다른 단어인 리크리에이션(recreation)은 재 창조를 뜻합니다. 휴식함으로써, 즐기므로 써 재 창조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요.

일에 생산성을 더하기 위하여는 잘 쉬는 일이 필요합니다. 적당한 휴식은 우리의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에 휴식을 주어 새로이 일할 맛이 나게 합니다. 일에 찌들려 있으면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기가 어렵고 나중에는 일에 치여 일을 하는 것인지 헤매는 것인지 분간을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적당한 휴식은 집중할 때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저장케 합니다. 적당한 휴식은 새롭게 정열을 바쳐 일에 몰입하고 싶은 마음을 제공해 줍니다.

휴식이 없다면 몸과 마음이 황폐케 되어 쉬 지치게 됩니다. 또한 건강에도 악영향을 줍니다. 40대의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불명예스러운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필요할 때 적당한 휴식은 스트레스를 없애주고 일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계기가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휴식은 집에서 낮 잠만 자거나 빈둥거린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회봉사활동에 참여한다든지 여행을 한다든지 각종 취미생활에 몰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과 전혀 무관한 다른 일을 하여 머리를 비우는 일은 일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방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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