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ctice·청소년

날개를 달아줍시다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1. 4. 6. 18:59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이성주군은 평소 수학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평균 30점 대에서 성적이 맴도니 부모는 벙어리 냉가슴을 앓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성주가 수학과목에서 9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닌 두 번, 세 번 연속으로 말입니다. 무엇인가 변화가 있는 것이라 느낀 성주 부모님이 어떻게 된 일인가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확인한 결과 변화한 원인은 선생님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한번은 성주를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성주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성주야, 선생님을 좀 도와줄 수 있겠니? 수업 후 수학 시험지 채점을 좀 도와주었으면 좋겠구나.”라고 말입니다. 이 말을 들은 성주는 ‘그래도 선생님이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 주는구나’ 싶어 신이 났고 시험지를 채점하는 중에 성적을 잘 받는 아이, 못 받는 아이의 결과를 보고 자신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이 아닌 채점자의 입장에 서보니 공부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버지는 성주가 산수과목에서 90점 이상의 성적을 받아오자 ‘가문의 영광’이라며 성주를 치켜세웠고 받아온 시험지를 냉장고에 붙여 놓고 그것을 볼 때마다 ‘성주는 가문의 영광’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또한 성주는 운동을 뛰어나게 잘 합니다. 운동에 소질이 있는 성주를 부모님은 마음껏 칭찬해줍니다. 성주는 앞으로 큰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미국 ABC방송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소년시절을 다룬 ‘작은 악마’라는 기사를 통해 초등학교 시절 악동으로 이름을 떨쳤던 푸틴 대통령의 일화를 최근 소개했습니다. 푸틴이 유년시절을 보냈던 여름별장 ‘다차’에서 발견된 일기장을 인용하면서 이 방송은 ‘소년 푸틴’의 모습에서 “오늘날의 위대함은 전혀 발견 할 수 없고 11세 된 ‘개구장이’ 만을 만날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푸틴을 알고 있는 교사들은 그를 수업 전 칠판 지우개를 다른 아이들에게 집어 던지거나 숙제를 전혀 하지 않고, 심지어 수업 중에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른 문제 학생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일기장에는 또 수업시간 도중 친구에게 쪽지를 돌리다가 선생님에게 꾸중들은 사건과 상급학생과의 싸움으로 아버지가 학교에 불려온 사실을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푸틴은 모두가 외면하는 악동이었던 자신을 아버지는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푸틴의 반 석차가 몇 등인지 알 수는 없지만 역사와 체육만큼은 만점인 ‘수’를 받은 반면 산수와 자연과학은 ‘미’를 미술은 ‘양’을 받았습니다. 푸틴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것은 바로 체육시간이었습니다. 민첩한 몸놀림은 그를 러시아 최고의 정보요원으로 만들어 놓았고 지금의 러시아 대통령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결국 푸틴에게 아버지의 믿음과 잘하는 과목 체육이 그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이 자신감이 훗날 러시아의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앞의 두 사례는 잘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칭찬하면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네 부모님들이 ‘공부하라’고 아이들을 다그칠 것만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들의 가진 재능을 발굴해주고, 재능을 발휘할 때마다 마음껏 칭찬해주어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입니다. 기대를 가지고 믿어주고, 기다려 줄 때 아이는 자신감을 갖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중요하게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은 뿌리와 날개입니다. 어린 나무가 땅속에 깊이 뿌리를 내릴 때 모진 비바람을 견뎌내고 큰 나무로 성장하는 것처럼 뿌리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이 뿌리란 스스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난관에 봉착했을 때 그것을 이겨내는 강인함, 스스로 잘하는 것을 발견하여 그것을 키워나가는 것, 자신감을 가지는 것, 남을 배려하는 마음 등을 말합니다.

아이들에게 너무 심하게 잔소리를 해대는 것은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해라고 잔소리만 하는 것은 날개를 달아주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마음껏 격려해주고 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과감히 해보게 도와 주는 것이 날개를 달아주는 것입니다.

꿀벌은 몸통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아서 원래는 제대로 날 수 없는 몸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꿀벌은 자기가 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당연히 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열심히 날개 짓을 함으로써 정말로 날 수 있다고 합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큰 그림을 그려주어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