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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부자들 (따온 글)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5. 11. 27. 20:16

<대구의 부자들>

 

전국에서 빠지지 않는 소비 도시로 현금 보유력이 많은 알짜 부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대구. 은행에 현금 10억 이상 맡겨두면 '부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대구 부자들의 현주소를 알아보자.

 

◇대구 부자 얼마나 되나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제세 의원이 공개한 전국 14개 은행의 8월말 현재 10억 원 이상 예치 고객(법인 제외)은 전국 1만2천758명, 대구 497명이다. 서울(64%), 부산(6.7%)에 이어 대구(3.9%)가 세 번째 순. 대구 중에서도 수성구가 198명(39.8%)으로 가장 많고, 달서구(127명), 북구(47명), 남구(45명), 중구(32명), 동구(21명), 서구(18명), 달성군(9명) 순이다.

 

대구의 부자 수를 가늠하게 하는 이 수치에 대해 대구에 있는 은행 영업점들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수치로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보통 돈 많은 사람들은 돈을 한 군데에 몰기보다는 2, 3군데로 분산 투자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한 은행에 3억을 예치했다면 최소 2, 3군데 다른 은행에 6억, 9억씩 현금을 맡겨 둘 가능성이 높아 이렇게 하면 10억이 넘는데 이런 통계는 확실히 잡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발표된 수치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뿐 사실상 10억 이상 현금을 보유한 대구 부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마다 수억대의 현금을 예치하는 프라이빗 뱅킹(PB)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부자들은 추적이 쉽지 않은 보험회사 등에 실질적인 자금줄인 뭉칫돈을 맡기고 있으며 부동산 자산까지 합치면 부자의 규모가 엄청날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한 은행에 10억 원 정도 현금을 맡긴 부자의 총재산은 이보다 최소 3배, 5배 정도 많다고 보면 된다는 것이 은행 관계자들의 정설. 전국에서 부자가 가장 많은 서울 강남에 사는 대구·경북 출신이 서울과 대구에 동시에 투자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어 대구의 현금 보유력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대구에 있는 은행 PB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 꺼려했지만 수억 원대의 예금을 예치한 VIP 고객들을 합산해 보니 1천800명이 넘었다. PB마케팅에 공격적인 것으로 소문난 하나은행 경우 10억 원 이상 예치한 대구 고객의 점유율이 26.6%로 부산(20.5%)을 앞서고 있다. 몇 군데 은행 관계자들은 대구에 5억 이상 예금자가 1천 명 이상, 10억 이상 500여 명, 100억 이상 200여 명, 1천억 이상 20여 명인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대구 부자 어떤 사람들인가

 

"어디에 사십니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부자인지 아닌지를 금방 알 수 있다는 우스개가 있다. 그냥 "수성구에 삽니다"고 하면 부자가 아닐 확률이 높다. 대구 부자가 많이 사는 수성구이지만, "OO 아파트에 삽니다" 하고 브랜드명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부자의 차이.

 

과거 일제시대때부터 대구 중구 삼덕동, 남구 대명동 등지에서 사업을 하고 건물 등을 소유해 자본력이 있었던 토착 부자들은 주로 넓은 정원이 딸린 고급 단독주택에서 살았다. 남구 대명동, 수성구 상동·중동·만촌동·범어동 일대에는 고래등 같은 기와집들이 많았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1990년대 이후 수성구 수성동·범어동·만촌동·황금동 등 교육환경·녹지 등 주거 환경이 잘 갖추어진 곳에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꾸민 80평 형대 이상 대형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면서 '부자가 사는 곳=고급 대형 아파트'라는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현재 대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불리는 태왕 아너스(황금동). 1년 6개월 전 입주할 당시 대구의 부자들이 많이 이사해 갔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이 아파트의 가장 큰 평수는 87평 형. 분양가의 약 2.3배가 넘는 14억 원대의 시세로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다. 87평 형 40가구에 사는 사람은 주로 의사 부부가 많은 편. 변호사 등 전문직종과 부모의 가업을 이어받은 2세 기업가, 자수성가한 부자들도 있다. 나이는 50, 60대 이상보다 30대 후반∼40대가 많은 것이 특징.

 

"오전 6시에 출근하는 사장 등 남녀 할 것 없이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반상회를 해도 예의를 차리고 꼭 할 말은 하지만 수다를 떨지는 않지요."

이웃끼리 서로 간섭하지 않고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며 대부분 자녀는 조기유학을 보내 부부 둘만 조용하게 사는 집이 많다. 큰 평수일수록 오히려 살고 있는 가족수는 적다.

 

2002년 입주한 우방 메트로팔레스(만촌동)는 가장 큰 90평 형(현 시세 7억7천만 원 정도) 40가구 중에는 구미, 영천 등 대구 인근 부자들이 이사 와 지방으로 출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54평 형(848가구)에도 은행에 현금 10억 원 이상 예치한 50, 60대 자수성가 노력형 사업가, 의사, 자녀를 출가시킨 부부 가구가 적잖다.

 

88, 92평 형까지 갖춘 신세계타운(수성동 1가)은 기업체 사장 등 대구의 '거물급'으로 통하는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런 대형 아파트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도심 대로변의 법인 소유 빌딩을 제외한 50억 원 내외의 상가를 1개 이상 가지고 월 수 천만 원의 세 수입을 기본적으로 챙기는 경우가 적잖다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대구에서 신흥 부자동네로 꼽히는 달서구에는 자수성가형 사업가, 자영업자 등이 많으며, 택지 개발로 인한 벼락 부자형도 적잖다. 도원동, 용산동 롯데 캐슬 등이 신흥 부자 아파트촌.

 

은행들의 분석에 따르면 대구의 현금 부자들은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50대 25%, 40대 15%, 30대 이하 5% 정도. 직업군별로는 사업가, 빌딩 및 토지 소유자, 부동산 임대업자 등이 70%, 의사, 변호사, 변리사 등 전문직종이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매일신문 2005년 11월 26일자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