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빚 얻어' 집
장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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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그 빛과 그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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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 눈덩이·저축률
곤두박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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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과소비 '대공황'
귀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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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와 그의 남편 프랭크는 1952년 토론토 다운타운에
있는 3층짜리 단독주택을 1만3,500달러에 매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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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2세인 마리아씨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그는
당시 오빠로부터 빌린 1천 달러를 합해서 총 6,500달러의 다운페이를 했고, 나머지는 7% 이자율로 빌린 모기지로 충당했다. 모기지는 5년
동안 모두 갚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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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부부는 주택 모기지를 다 갚은 다음부터 자동차를 위해
돈을 절약, 58년에 처음 구입했다. 차를 마련한 다음엔 TV를 위해 또 돈을 모았다. 마리아씨는 "TV가 없던 시절엔 집 근처에 있는
동물원에서 3남매와 같이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한다. 가끔은 하이파크에 나들이를 갔으나 버스삯 절약을 위해 자주 가지는
않았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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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씨에게 집은 '안식처'로 여겨지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살면서 자녀를 모두 키웠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신용카드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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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앤젤로씨는 5년 전부터 주택에 투자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 9월 그는 1년 전에 매입한 워터프론트 콘도미니엄을 팔아 5만 달러, 노스욕에 있는 또 다른 콘도를 매각해서 2만 달러의
이득을 각각 챙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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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로씨는 워터프론트에 콘도 하나를 더 갖고 있고,
이밖에도 다운타운에 신축 중인 또 다른 콘도, 좀 더 북쪽에 있는 연립주택, 뉴마켓에 있는 타운하우스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9월 초엔 북부
토론토에 있는 단독주택을 구입, 이를 부순 다음 더 큰 집을 새로 지을 계획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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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주식시장이 곤두박질하면서 많은 돈을 잃었다는
앤젤로씨는 이같은 집장사를 통해 은퇴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집을 팔 때마다 자신이 다운페이한 액수의 2배를 버는 것이 목표인데, 지금까지
매번 25%를 다운페이할 수 있었는데 요즘의 낮은 이자율이 이를 가능케 했음을 인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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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이 조금만 더 높았어도 망설였을 것"이라는
앤젤로씨는 빚을 지는 것에 대해 "목표 달성을 위한 한 가지 수단일 뿐"이라면서 "임대수입으로 모기지만 갚을 수 있으면 걱정이 없다"고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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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는
와중에서 주택가격이 엄청나게 뛰어 올랐다는 뉴스 제목만큼 관심을 끄는 내용은 이런 집을 매입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액수의 모기지를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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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에 따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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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모기지 액수는 1년 동안 10% 성장해 지난 6월
6,190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5년 전보다 2배나 빠른 속도로 성장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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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라인-오브-크레딧 규모는 지난 6월 1,040억
달러에 도달, 사상 처음으로 1천 억 달러를 돌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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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달이 내야 하는 모든 비용을 제한 소득을 의미하는
개인저축률(personal savings rate)은 올 2분기에 0.5%를 기록, 1920년대 이후
최저수준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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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들에 따르면 40년 만의 최저 수준인 이자율이 이런
규모의 빚을 짊어지도록 소비자들을 부추기고 있지만, 사회적 태도의 변경도 원인을 제공한다. 슬로베니아에서 이민 온 마리아씨의 경우 2차대전 당시
3년 동안 오스트리아 난민수용소에서 보내면서 '없이 사는 삶'이 뭔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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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소재 사이먼프레이저대 린지 메레디스 교수(경제학)는
30년대의 경제 대공황과 2차대전을 겪은 세대들은 경제에 대한 상당히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50~60년대부터 북미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1968년 차젝스(Chargex·지금의 비자)란 신용카드가 처음으로 소비자들에게 소개됐다. 현찰
없이도 각종 물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된 것이 소비자들의 심리를 서서히 변화시켰다는 것. 마리아씨는 집을 살 때 주택가격의 거의 50%를
다다다운페이했으나 오늘날 소비자들은 5%를 다운페이하고 나머지는 모기지를 얻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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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일부 은행들은 자사로부터 모기지를 얻어 5~7년
고정이자율로 묶을 경우 5% 다운페이를 대신 해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고 연방주택모기지공사(CMHC)도 올들어 지난 4월부터 모기지
융자에 대한 보험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등 처음으로 집을 구입하는 사람들을 위한 각종 혜택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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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대 로렌스 스미스 교수(경제학)는 "소비자들이 얼마나
많은 빚을 짊어질 용의가 있는가는 그 시대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며 요즘의 낮은 이자율이 보다 많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모험'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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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20년대의 유사한 상황이 30년대의 공황으로
이어졌음을 기억, 현재의 상황이 너무 오래 지탱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