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을 비오듯 쏟는 격렬한 아침운동은 만족스런 섹스와도 같은 쾌감을 준다. 힘에 부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계획했던 루틴을 끝까지 마무리했을 때의 만족감은 크다. 근육운동을 할 때 힘에 겨워 내뱉는 단말마 같은 신음도 고통이 따르는 쾌감이다. 지난 해 유럽을 여행했을 때 인체를 형상화한 멋진 조각 작품들을 보고 ‘인간의 육체가 그렇게 이렇게 아름답다니!’하고 감탄한 적이 있다. 잘 가꾸기만 하면 몸이 그렇게도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유럽여행이후 ‘나도 몸을 잘 가꾸어 저 조각들 같이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해야겠다’고 다짐했었다.
사실 내가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몸에 콜레스톨이 높아져 가고 있다는 의사의 진단 때문이었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한 탓으로 주말마다 산에 가는 것은 쉬지 않았다. 가끔 수영도 즐겼었다. 이런 노력 때문인지 보기 싫을 정도의 비만을 경험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런데도 콜레스톨이 높다는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다소 유전적인 부분도 있는데다(어머님이 고혈압이시다) 오랫동안 혼자 기거하며 매식을 하고, 인스턴트 식품 또한 겁내지 않고 마구 먹은 것이 원인이었다. 저녁 술자리가 잦은 것도 무시 못할 이유일게다.
체지방 또한 과도하게 높았다. 내가 사람들에게 체 지방이 높다고 이야기 하면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당신같이 날씬한 사람(?)이 어떻게 체지방이 높으냐”는 것이다. 실제 나의 체지방은 기준치를 훨씬 넘는다. 체지방율이 26%(20%이내의 체지방을 가지는 것이 정상임)에 이른다. 스스로 콜레스톨, 체지방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2-3년 전부터 이를 줄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운동을 꾸준히, 다소 강도를 높여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부터 가끔 몸의 특정 부분을 바늘로 쑤시는 듯한 증상도 많이 사라졌다. 몸이 가벼우니 기분도 상쾌해 지는 등 좋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게다가 운동을 통하여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해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를 넘어 일석삼조, 일석사조쯤 되는 셈이다.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 또 있다. 젊은 나이에 이마가 벗어진 대머리 아저씨이다 보니 40대 중반의 나이인데도 50대를 훨씬 넘긴 사람으로 보일 때가 있다. 전철을 타면 앉으시라고 자리를 양보할 때마다 그렇게 민망스러울 수가 없다. 아직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래서 굳게 다짐을 하였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야 대머리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신체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10년쯤 젊게 살자고 말이다. 콜레스트롤이 높고 체지방이 높은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났고 실제로도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은 다짐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여 가능하게 할 작정이다.
꾸준한 운동이야 말로 멋진 삶을 살게 하는 한 방편이다. 운동 그 자체로 쾌감이 있고, 운동으로 인하여 몸매가 아름다워지고, 운동으로 인하여 잔병치레 없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도 줄줄 흘러 내리는 건강한 땀방울을 수건으로 닦아내며 자전거의 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계획한 시간(30분 동안 러닝머신을 탄다)동안 빠른 걸음으로 걸으며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다.
건강한 땀으로 몸을 흠뻑 적시는 아침운동은 격렬한 섹스 뒤 느끼는 만족감 선사한다. 운동을 하면서 절정 이르는 것 같은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운동이 주는 이 멋진 쾌감을 지속적으로 느껴갈 것이다.
<2004/6/11이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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