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그룹은 ‘클래시코스’였다. 이 클래시코스는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동시에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는 또한 사회를 이끌어 가는 소수의 구별된 집단이었다. ‘클래식’이라는 말은 이 클래시코스 즉 ‘가장 좋은 것’, ‘가장 구별된 것’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지금도 여러 분야에서 클래식 이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다. 클래식이라는 말을 쓰게 되면 조금은 고급스럽다는 이지미와 어쩌면 조금은 접근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음악에 있어도 클래식 음악 하면 대중음악과 비교하여 왠지 모르게 딱딱하고 어려운, 조금은 지루하면서도 따분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이라고 해서 무조건 어렵거나 지루한 것만은 아니다. 클래식 음악이 일반대중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는 연주되는 악기들의 특성이나 소리를 잘 모르기도 하려니와 접할 기회가 대중음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클래식음악도 비교적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거나 듣기에 거북하지 않은 작곡가의 곡으로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듣는 범위를 넓혀간다면 어렵지 않게 접근해 갈 수 가 있다. 한번 두 번 듣다 보면 익숙해지고 편안해 지기 마련이다.
어떤 이는 클래식음악을 젊을 때부터 많이 들어두라고 권한다. 이유는 인간의 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 골프치기도 어렵고, 눈이 침침하여 책을 보기도 어려울 때 안락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편안히 들을 수 있는 음악이 클래식이라는 것. 시간이 날 때 마다 클래식음악에 빠져 보는 것도 좋은 취미가 아닐 수 없다.
최근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과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가단조 작품 16’과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 작품 45’를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10년 전 업무 때문에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 ‘암스테르담 콘체르트 게보우’가 ‘마리스 얀손스’의 지휘로의 지휘로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음악에 흠뻑 빠져들었다. 맑은 물방울이 튀는 것 같은 청아하고 맑은 피아노의 음색과 오케스트라의 반주는 작곡가 그리그의 고국 노르웨이의 아름다운 산과 계곡에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기도 했다.
객원지휘자 ‘세르게이 고르친스키’의 지휘로 대구시립교향악단이 공연한 이날(6월 11일 저녁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의 마지막곡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 작품 45’는 연주의 백미였다. 관과 현의 그리고 타악기의 앙상블이 최고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명문악단과 비교하여 우리 악단의 경우 현은 상당한 수준에 있으나 관은 실력이 좀 뒤떨어 지는 것이 상례이나 이날의 연주 만큼은 관 파트가 돋보였다. 연주 전체가 늘어지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 마저 느껴졌다.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가 말년에 작곡한 곡으로 1940년에야 초연이 되었을 정도로 일반인들이 듣기는 다소 생생한 곡이나 지휘자가 곡을 충분히 소화하고 짧은 연습기간 동안 악단을 상당한 수준으로 끌어 올린 멋진 연주였다.
초여름 밤에 멋진 클래식 음악을 선물해준 악단원 여러분께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2004/6/15 이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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