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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비발디 파크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4. 7. 5. 10:31

 <주말보내기 2004년 7월 2일-3일>

 

   금요일 홍천 비발디 파크를 갔다. 대명 콘도엔 나인 홀 골프장이 있는데 나인 홀 골프장을 두 번 돌고 콘도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 날 올라오자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을 제안한 사람은 후배 이상용 사장. 많이 망설였으나 한번 가겠다고 말을 했기 때문에 가기로 작정을 했다. 서울에서 양평을 거쳐 홍천까지 가는데 걸린 시간은 약 2시간. 가는 길에 폭우가 쏟아 지기도 하고 간간이 빗줄기가 약해지기도 하면서 계속 비가 내린다. 비 맞고 골프를 하는 것은 체질적으로 맞지 않은데 염려가 된다.

 

  콘도 입구의 한 된장찌개 집에서 함께 일정을 보내기로 한 류찬선 사장을 만났다. 류사장은 동아일보 미디어 팀에서 15년 근무 후 지금은 문화일보에서 분사한 벤처회사를 맞아 운영하고 있다. 59년 생이며 튼실한 사람이다. 시골에서 직접 담근 된장을 버무려 찌개를 만들었는데 맛이 일품이다. 특히 된장에 넣은 무우 맛은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여느 된장찌개 집에서도 맛보지 못한 독특한 맛이다. 식사를 하면서 홍천지역에 땅을 200-300평 사두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양평, 홍천지역엔 금년에 들어서 땅값이 4배씩이나 오른 지역이 있다고 한다. 홍천 비발디 파크만해도 현재 1000실 규모의 콘도가 들어서 있는데 2004년 10월 1000실을 추가로 오픈하고 또 금년 9월 18홀 골프장이 예비 오픈에다 내년 5월 정식 오픈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비발디 파크를 찾는 사람이 더 많아 질 것이다. 비발디 파크로 들어오는 입구에 땅을 좀 사둔다면 나중에 식당을 지어 세를 준다든가 하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청량리에서 양평까지 전철 연결을 계획 중인데 그렇게 되면 주 5일 근무제에 따른 여가활용문화와 겹쳐 행락 인구는 더 많아 질 것이다. 홍천이 매력적인 다른 이유는 스키장이 있어 겨울철에는 스키장으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겨울철 스키시즌에는 민박집 조차 부르는 게 값이라 한다. 이상용 사장 본가가 양평(홍천 비발디 파크에서 차로 30분 거리)이니 가끔 홍천 비발디 파크를 이용하면서 씨를 뿌려두어야 겠다(땅을 사두든가 하는 일)는 생각을 했다.

 

9홀 골프장의 이용료는 회원권이 있어 48,000원. 2번을 돌아도 96,000원이다. 캐디피는 9홀 당 4만원. 첫번째는 생소하였으나 두 번째 라운딩에서는 익숙해 져서 치는데 그다지 무리가 없다. 80대 스코어를 내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어 보인다.

 

라운딩 후 저녁식사는 콘도 지하의 서울식당에서 와인숙성 삽겹살에 산사춘을 반주로 하였다. 그다지 비싸지도 않고 맛도 나쁘지 않다. 30대의 여주인은 대구 정화여고 출신이라 했다. 저녁 식사 후 방으로 와 맥주와 커피를 마시면서 새벽 한시까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의 내용은 류사장 지인이 투자한 필리핀의 골프회원권(3000만원)에 관한 것과 필리핀에 겨울 집을 사두고 1년에 얼마동안을 기거하는 것도 괜찮지 않느냐는 아이디어. 그리고 류사장 아내(현재 플레티눔)가 한다는 암웨이사업과 건강보조 식품 섭취의 중요성 등이었다. 나이가 들어 필리핀에 3-4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했으며 건강보조 식품 중 콜레스트롤 조절에 효과가 있다는세몬 오메가 3는 계속해서 먹어야 겠다는 결심을 하다.

 

다음 날(7월 3일) 아침 스키 슬로프에다 18홀로 조성해 놓은 파3 골프장을 한바퀴 돌기로 했다. 비용은 회원의 경우 주중에는 18,000원, 주말에는 22,000원으로 적절하다.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1시간 30분 동안 숏게임 연습을 겸하여 파쓰리 18홀을 돌았다. 그린을 잘 관리하여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쉬웠던 것은 부자지간에 플레이를 한 바로 앞 팀의 몰상식. 공 하나만 가지고 규정된 티에서 플레이를 하라고 각 홀마다 표시를 해 두었는데 공 2개로 티박스가 아닌 잔디에서 플레이를 한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법을 어기는 것을 가르치는 것으로 보여 보기에 참 안타까웠다. 장성한 아들에게 규칙을 지키도록 가르치고 훈계는 못할 망정 자기 욕심만 차려 골프장을 망가트리고(잔디에서 티샷을 하면 잔디가 움푹패이는 디봇이 생긴다) 밀리는 주말에 뒷 팀에게 결례가 되는 행위를 한다는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배운 사람일수록, 돈이 있는 사람일수록 법과 질서를 지키며 예절을 지키는 것이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아니던가!

 

12시쯤 다음 약속이 있는 이상용 사장을 떨어트리고 류찬선 사장의 차에 올라 서울로 향했다. 차에서 오는 길에 유찬선 사장의 지인의 이야기를 의미 있게 들었다. 동아일보 논설 주간을 지내시고 오래전 은퇴한 선배 한 분을 최근에 만났는데 '젊은 시절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사귀어 두라'는 조언을 하시더라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시간 보내기가 그렇게 무료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나마 화투 등 잡기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다행인데 그러지 못하는 사람은 소위 사회에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도 은퇴 후 쓸쓸한 말년을 보낸다는 것이다. 그 선배는 책 읽기와 고전음악감상에 워낙 취미가 있는 분이라 그렇지는 않지만 주위에 함께 하는 노인들의 경우 무료하여 어쩔 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많은 부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올라오는 길에 남양주시 조안면 조안1리 기와집 순두부에 들러 순두부와 콩비지로 점심을 하다. 4대째 살았다는 집에 들어서니 손님들로 빽빽하다. 주말농장이 주위에 많고 좋은 산이 있어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조차 없다고 한다 식사하는 손님들에게 무료로 나누어주는 콩비지 재료가 그 집 인심을 말해주는 듯 하다. 제법 규모가 큰 한옥 처마 밑엔 제비집이 10여 개나 보이고 제비들이 활기차게 날아다닌다. 흥부전에 나오는 흥부네 연상케 하는 오래된 순두부집에서 11,000원의 적은 비용으로 멋지게 점심을 해결하다.

 

상도동 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 비가 많이 내려 집에서 쉬기로 하고 휴식하다.

 

    ‘씨앗을 뿌려라 그러면 얻을 수 있다. 뿌리지 않고 얻으려면 도둑과 무엇이 다르랴. 뿌려 놓은 씨앗이 없다면 바라지도 말아야 한다. 그것은 농부가 봄철에 볍씨도 안 뿌리고 가을에 추수를 바라는 것과도 같다. 지금 없다고 한탄하거나 좌절하지 말고 지금부터 할 수 있는 만큼 정성껏 모으고 뿌려야 한다. 그렇게 하면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안으로 변화의 기회가 온다. 그 정성을 하루도 빠지지 말고 계속 이어가고 하루를 못하면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참좋은 사람들 7월호에 실린 담우 권혁동 님의 글 중에서-

 

7월 4일 토요일 아침 비가 주룩주룩 내려 산에 가는 계획은 포기. 9시 40분  퇴계로에 앉아 차를 마시다. 비오는 날 커피향은 더욱 매혹적이다. 퇴계로를 오가는 차들, 우산을 받쳐들고 종종걸음으로 혹은 여유 있게 지나다니는 사람들, 가로수를 세차게 흔드는 바람, 흩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감상에 젖다.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도 적고 조용히 흐르는 째즈 음악은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글을 쓰고 싶다. 노트북이 있다면 몇 시간이라도 앉아서 자판을 두들기리라.

 

대한극장에 10시 20분에 시작하는 스파이더 맨 2를 보다. 기대했던 것에는 훨씬 못 미친다.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잔잔한 감동을 크게 기대하진 않았지만 상업성이 너무 강하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억지로 꿰맞추어 3편을 예고하는 장면은 해도 너무했다 싶다. '옳은 일을 위해서라면 정말 원하는 것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하는게 영웅의 삶'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과정도 과장 되어있다. 하지만 헐리우드 블락버스터 답게 스케일이 크고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특수효과나 음향효과는 뛰어나다. 방학 때 초등학교 학생들이 보기에 적당한 영화.  40대 중반의 나이에 혼자 보기에는 다소 실망스러웠으나 시간 죽이기에는 나쁘지 않은 편. 이 영화는 제작비가 비교적 많이 들었으며 세계적으로 홍보 비용 또한 적지 않게 들인 영화이다. 복사가 되어 인터넷에 떠다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미주와 유럽 아시아 시장에 동시 개방한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영화를 마친 후 다시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를 마신 후 늘 가는 헬스클럽에서 운동과 반신욕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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