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립도서관 1층 들어오는 입구에 PC가 8대 설치되어 있다. 이 PC는 인터넷이 연결되어있어 세계로 향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PC를 통하여 전 세계에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이곳에서 AP통신이나 로이터 통신이 전해주는 소식을 접할 수도 있고 뉴욕이나 런던 파리의 도서관이나 박물관에 들어가 자료를 찾고 활용할 수 도 있다. 세계각국의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우리몸의 각부분을 연결해주는 핏줄처럼 인테넷이 전 세계 방방곡곡을 연결해주고 있다.
네트웍을 잘 활용하기만 하면 있는 곳이 시골이든, 도시이든 상관이 없이 정보와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일부 지식인과 특권층에만 정보와 지식이 편중되어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대구에서 약 40KM 떨어진 소도시 영천에서도 아무런 차별없이 정보와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다.
영천은 포도의 산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복숭아 산지로 유명한 곳은 이곳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청도이다. 과일은 토양과 기후에 따라 맛과 품질이 달라지는데 청도의 복숭아는 물도 많고 당도 또한 뛰어나다.
도시에 있는 소비자가 인터넷을 통하여 청도의 복숭아 밭에 들어가 복숭아를 주문할 수 있다. 갓난 아기 머리만큼 크고 잘생긴 복숭아 40개를 이만원(택배료 오천원 별도)에 구입할 수 있다. 과일가게에서 살 때와 비교하여 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최상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보통의 경우 산지에서 생산된 과일은 공판장, 도매, 소매의 유통과정을 거쳐 최종소비자에게 전달 된다.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치면서 값이 비싸지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을 이용하여 주문을 할 경우 유통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으니 이 비용을 생산자와 소비자가 나누어 가질 수 있다.
청도의 복숭아 밭 주인은 인테넷을 이용하여 주문을 한 후 이틀 정도면 소비자에게 배달해 준다. 지금은 주문이 폭주하여 일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한다. 주문받은 다음날 복숭아 밭에서 직접 수확을 하여 바로 부쳐 주었는데 지금은 일주일이상 주문량이 밀려있다는 것이다. 장성한 아이들이 도시로 나가고 내외만이 농사를 짓는 복숭아 농장 주인은 "돈도 싫다'고 불평을 해댄다.
예전같으면 복숭아를 궤짝에 담아 공판장까지 싣고 나가거나, 싼 값에 밭때기(수확이 가능한 밭 전체를 싼 값에 팔아 넘기는 것을 이야기함)로 유통업자에게 팔아 넘겨야 했으나 지금은 판매걱정이 없고, 돈벌이 조차 쏠쏠하니 복에 겨워하는 소리이다. 농사일로 힘들게 공부를 시켜 지금은 한국과학기술원에 근무하는 아들이 인터넷으로 주문받는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어떤 작가는 일부러 도시를 버리고 산골에 들어가 산다. 공기도 좋고, 자연도 좋은 산골에 살면서 작품활동에 필요한 소재를 얻는다. 도시의 소음과 공해, 사람들의 아우성에서 벗어나 자연의 품에 안겨 작품을 구상하고 글을 쓰는 것이다. 이렇게 쓰여진 글은 인터넷을 통하여 출판사나 신문사에 지체없이 전송된다.
영천시립도서관 로비에는 국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신문이 비치되어 있다. 양 옆으로는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열람실과 어린이가 이용할 수 있는 열람실이 있다. 적지 않은 도서들이 비치 되어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대여도 가능하다. 이층에는 남녀 중고등학생들이 이용하는 열람실과 일반인만 출입이 가능한 열람실이 있다. 대학입학시험, 취직시험, 각종 자격증 취득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이용하는 곳이다. 이곳 도서관은 에어컨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섭씨 35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여름인데도 아주 시원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26년-27년 전에는 대구시립도서관에도 에어컨디셔닝 시설이 되어있질 않았는데...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지금은 도농간 격차도 많이 줄어 들었고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 또한 좋아졌다.
이곳 영천도 시민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있고, 세계로 향한 통로가 시원스레 뚫려있다.
<2004/8/13 이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