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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도서관(주말보내기2004/9/4-5)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4. 9. 6. 11:22

토요일은 연주암을 일요일은 국기봉을 오르다. 등반을 통하여 인내와 의지를 배운다. 산에는 에너지가 있다. 바위에도 숲에도산을 통하여 겸허함을 배운다. 오르는 순간순간 조심하게 만들어 겸손을 배우게 한다. 산을 통하여 자연의 위대함에 깨닫게 되고 자연에 순응하는 내가 자연의 일부임을 인정하게 되는 지혜를 배운다. 또 산을 오르면서 도전정신을 배우게 된다.

 

이틀 모두 관악도서관에 들렀다. 책 또한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오를 수 있는 산이 있고, 읽을 수 있는 좋은 글이 있고, 들을 수 있는 좋은 음악이 있고, 함께 할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쓰려는 열정과 감성이 살아있기만 한다면 인생은 멋진 것이다.

 

피천득 선생의 글은 짧지만 분명한 의미를 지닌다. 미셀트루니에의 글처럼 사색이 있다. 글 하나하나에 깊은 사색이 담겨있을 때 글로써의 가치가 더 있다. 이순열선생이 음악에 관해 쓴 책이나 42세의 아마추어 작가가 북한산과 도봉산의 각 봉우리를 수 차례 등반하고 쓴 글 또한 매력적이었다. 엄앵란씨의 글은 그냥 자신의 삶 주변에 이야기들을 적은 것이었으며 이강숙씨가 쓴 글은 그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술을 좋아하는 그의 글속 에피소드는 은근히 미소 짓게 만들었다. 음악과 문학을 사랑한 그의 삶을 엿보는 것은 색다른 재미였다. 그를 좋아하게 된 것은 예전 그가 쓴 음악비평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였다. 당시 그는 대단히 논리적인 글을 썼었다.

 

동생 미정은 지난달 말 히로시마에 연주여행을 갔다. 히로시마 교향악단이 초청한 것이다. 5일 일요일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다고 한다. 동생 이외에도 악장과 현파트의 수석 4명이 같이 갔다 연주인으로 멋진 삶을 사는 동생을 볼 때 마다 보람을 느낀다. 씨 뿌리는 것과 같은 작은 희생이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음을 본다. 음악적으로, 인격적으로 더 큰 발전이 있기를 바라며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삶을 사는 동생을 볼 때 나 역시 행복해 진다..

 

 며칠동안 글 쓰는 일을 게을리 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쓰는 것에 시간을 더 할애할 것을 다짐한다.

 

 ‘예술이란 체험된 여러 감정의 전달-톨스토이, Heard melodies are sweet, but those unheard are sweeter-존 키즈(영국의 시인, 1795-1821), 퇴고: 나는 소품 한편을 쓰는데 통상 2년이 걸린다. 문예지에 작품을 실은 이후에도 고치기를 한다. 나에게 글을 다듬는 것처럼 즐거운 일은 없다.-이경구 이상은 주말에 읽은 글의 일부이다.

<2004/9/4-5이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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