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3 3

캐러비언 도미니카 푼타카나 (2)

마켓 키친 뷔페에서 아침 식사를 하는데 돌을 갓 지난 듯 보이는 아가가 의젓하게 앉아있다. 웨이터와 웨이트리스들도 귀여운 듯 다가가 하이 파이브를 한다. 주변 사람들도 아가를 향하여 활짝 웃으며 손짓을 한다. 테이블에서 저만치 떨어져 앉은 나도 아가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아기가 방긋 웃더니 부끄러운 듯 가만히 얼굴을 돌린다. 아침에 만난 백인 아기뿐 아니라 어린 자녀와 함께 한 젊은 부부가 여럿이다. 아가들을 바라볼 때마다 환하게 미소 짓게 된다.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 울음소리가 들려와도 성가시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 아침 파파야, 망고, 파인애플, 구아버, 용과 등 열대과일 맛이 일품이었다.

미셀러니 2024.09.03

캐러비언 도미니카 푼타카나 (1)

두 딸 가정과 함께 캐러비언에 왔다. 열 명의 식구가 같은 비행기에 올라 다소 염려가 되었지만 무사히 도착하여 마음껏 즐기고 있다. 오늘은 둘째 네 큰손자 시온이 생일. 온 가족이 함께 파이니스트 푼타카나 리조트(Finnist Punta Cana Resort) 멜팅 팟 식당에서 데판 야끼로 저녁 식사를 하며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 가정이 각자 또는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딸과 사위, 손주들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카리브해 휴양지에서 함께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게 놀랍고 감사하다. 개인 풀장이 있어 각자의 스위트에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공용 풀에서 함께 즐기기도 한다. 아내와 나는 오늘 해변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미셀러니 2024.09.03

어머니에 대한 후회(정호승) 외

누나 엄마가 오늘 밤을 넘기시긴 어려울 것 같아 그래도 아직 몇 시간은 더 계실 것 같아 봄을 기다리는 초저녁 여섯 시 내가 뭘 안다고 인간의 죽음의 순간에 대해 내가 뭘 안다고 여든이 다 된 누나한테 누나 작업실에 좀 다녀올 게 급하게 보내야 할 메일이 있어 금방 올 게 오늘 밤은 엄마 곁에 계속 있어야 하니까 누나는 말없이 나를 보내고 나는 어머니의 집을 나서 학여울역에서 대청역까지 어머니가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에 한 정거장 지하철을 타고 작업실로 가 메일을 보내다가 갑자기 노트북 자판기에 커피를 쏟듯 마음이 쏟아져 지금 이 순간 혹시 엄마가 돌아가시는 게 아닐까 서둘러 지하철 계단을 뛰어내리는데 호승아 지금 오니 누나의 짧고 차분한 전화 목소리 네 지하철 탔어요 금방 가요 다급히 돌아와 아파트 문을..

문학일기 202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