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을학기 본시니어대학 글쓰기 강좌 4 기차는 언제나 앞만 향해 달렸다. 어디서 떠나와 어디로 향하는지, 어린 나에게 알려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기차가 떠난 철로 위로 허공을 검게 휘젓던 검은 탄가루가 보드랍게 내릴 뿐이다. 탄가루가 돈가루였던 문경의 산기슭을 돌아 기차는 쉼 없이 오고 갔다. 기차가 떠난 철로를 따라 온종일 놀다 보면 저녁보다 까만 탄가루들이 코 아래까지 따라 들어와 있곤 했다.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그러했다. 얼레리꼴레리를 연거푸 토해내며 까르르 넘어가던 웃음들이 삼십 년이 흐른 지금 붉디붉은 녹을 뒤집어쓴 채 고스란히 서려있다. 싣고 들어온 사람의 수보다 실어 나른 탄가루의 양이 더 많았던 문경선의 기차들은 늘 환희에 찬 기적을 울려대곤 했다. 저녁 무렵 탄광의 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