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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가을학기 본시니어대학 글쓰기 강좌 4

2024년 가을학기 본시니어대학 글쓰기 강좌 4 기차는 언제나 앞만 향해 달렸다. 어디서 떠나와 어디로 향하는지, 어린 나에게 알려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기차가 떠난 철로 위로 허공을 검게 휘젓던 검은 탄가루가 보드랍게 내릴 뿐이다. 탄가루가 돈가루였던 문경의 산기슭을 돌아 기차는 쉼 없이 오고 갔다. 기차가 떠난 철로를 따라 온종일 놀다 보면 저녁보다 까만 탄가루들이 코 아래까지 따라 들어와 있곤 했다.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그러했다. 얼레리꼴레리를 연거푸 토해내며 까르르 넘어가던 웃음들이 삼십 년이 흐른 지금 붉디붉은 녹을 뒤집어쓴 채 고스란히 서려있다. 싣고 들어온 사람의 수보다 실어 나른 탄가루의 양이 더 많았던 문경선의 기차들은 늘 환희에 찬 기적을 울려대곤 했다. 저녁 무렵 탄광의 일과..

문학일기 2024.10.14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최경주 선수

10월 7일 자 조선일보에 실린 최경주 선수의 인터뷰 기사(김윤덕이 만난 사람: 벙커에 빠진 인생? 안되면 들고 나와라, 거기가 끝이 아니다)를 읽었다.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도전을 받는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운동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최근 헬스클럽을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밖에 가지 못했다. 근육운동은 일주일에 한 번가량 했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라고 한 최경주 선수의 말에 크게 도전을 받는다. 최 선수는 매일 말씀을 읽고 말씀에서 힘을 얻는다고 했다. 나도 말씀 읽고 묵상하고 있지만 말씀이 삶으로 체화되어 살아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때가 잦다. 차세대를 위하여 그가 하는 노력을 접하며 이 또한 도전이 되었다. 나도 차세대를 위해 무언가 ..

미셀러니 2024.10.07

버킷 리스트

내가 세상에 나와 해보지 못한 일은 스키 타기, 요트 운전하기, 우주선 타기, 바둑 두기, 그리고 자동차 운전하기 (그런 건 별로 해보고 싶지 않고) 내가 세상에 와서 제일 많이 해본 일은 책읽기와 글쓰기,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컴퓨터 자판 두드리기, 자전거 타기, 연필 그림 그리기, 마누라 앞에서 주정하기, 그리고 실연당하기 (이런 일들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하고) 내가 세상에 나와 꼭 해보고 싶은 일은 사막에서 천막을 치고 일주일 정도 지내며 잠을 자기, 전영애 교수 번역본 ‘말테의 수기’ 끝까지 읽기, 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기 (그런 일들을 끝까지 나는 이룰 수 있을른지…) 오늘도 안녕! 너의 맑은 영혼의 호수에 내가 구름 그림자 되지 않기를! 꺼졌던 전깃불 다시 살아나듯이. 너에게 사랑 받고..

문학일기 2024.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