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겨울 스노우 벨리로 스키를 타러 갔습니다. 집에서 약 사십분 북쪽으로 올라가면 스노우 벨리 스키 리조트(Snow Valley Ski Resort)가 나옵니다. 거리도 멀지 않고 슬로프의 상태도 비교적 좋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요. 스키를 타는 것도 즐거웠지만 벽난로 옆에서 가족, 친구와 함께 맥주 한 잔 나누며 식사를 하는 기쁨도 있었지요.
스키를 좀 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약간의 모험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함께 간 친구 중 스키를 잘 타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만큼 멋지게 타보고 싶어서 빠른 속도로 커브를 그리며 내려왔습니다. 앞에 있는 어린 아이를 피하려다 머리가 땅에 박힌 채 거꾸로 한 바퀴 돌았습니다. 스키가 벗겨져 나뒹굴고 스틱도 여기저기 흩어졌지요. 대낮이었음에도 하늘에 별이 번쩍거렸습니다.
한참 동안 숨쉬기조차 어려웠습니다. 숨은 막혀오고 눈앞도 뿌옇게 흐려져 과연 내가 괜찮은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앞에서 빠른 속도로 내려가던 친구가 걱정이 되어 바로 되돌아와 괜찮으냐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괜찮지 않았지요. 속으로는 숨이 막히고 하늘이 노란데도 억지로 주저 않아 괜찮은 것 같다고 이야기 한 것 같습니다. 사실 일어나 서 보려 해도 일어나지지가 않았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도 숨쉬기가 어려웠지요. 조금 정신이 차려지자 부끄러운 생각도 들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가슴 주변이 계속 아프고 숨쉬기도 곤란하여 바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서는 갈빗대에 금이 갔는데 별다른 처방은 없고 침대에 누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쉬라고 하였습니다. 며칠 동안 먹을 약을 처방해주기도 하였지요. 약 한달 가량 누울 때마다 갈비뼈가 아프고 숨쉬기가 곤란하여 무척 고생을 하였습니다.
스키나 스노우보드(snowboard)는 생각보다 위험한 운동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키를 타면서 헬멧을 쓰는 건 왠지 꺼리게 됩니다. 움직이는데 불편하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스키를 타면서 헬멧을 쓰지 않으려고 하는 게 현실입니다. 저 역시 그랬지요. 하지만 스키를 타면서 헬멧을 쓰지 않으면 큰 사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둘째 아이 역시 2월 16일 패밀리데이(family day, 아주 최근에 생긴 온타리오 주에서만 가지는 특별한 휴일)에 토론토에서 북쪽으로 세 시간 가량 떨어진 블루마운틴(Blue Mountain)에서 스노우보드를 타러 갔었습니다. 다음 날 재미있었느냐고 물었더니 눈은 많지 않았고 얼음이 많았는데 사람들이 몰려들어 위험하더라고 했습니다. 다음에 보드를 타러갈 때는 꼭 헬멧을 사 써야겠다고 말하였지요. 추운 날 모자조차 쓰지 않으려 하는 친구가 헬멧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다하니 웬일인가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기뻤습니다.
며칠 뒤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리치몬드에 위치한 한 학교에서 단체로 스키를 타러갔었는데 한국에서 온 학생이 나무에 부딪쳐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고는 토론토는 물론 캐나다 전역에 제법 큰 뉴스로 보도되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장래를 위하여 쉽지 않은 결정을 하고 멀리까지 공부하러 보냈는데 귀한 아들을 잃어야 했으니 그 마음이 어땠겠습니까. 인솔한 선생님이나 부모 역할을 하는 가디언이 왜 아이에게 헬멧을 쓰게 하지 않았을까 안타까운 생각도 듭니다.
캐나다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자전거를 탈 때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범칙금을 내어야 하지요. 동네에서 자전거를 탈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스키의 경우에는 헬멧을 착용토록 법으로 정해지진 않았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스키를 탈 때에도 반드시 헬멧을 착용하도록 법으로 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온타리오 주 수상은 당장 계획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고는 늘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일어납니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여 안전장비를 잘 착용하는 걸 반드시 습관화해야 합니다. 우리의 안전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부모님 역시 자녀들에게 필요한 안전교육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 우리는 너무나 안일하여 당하지 않아도 될 일을 당한 후 후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저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들으며 앞으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 않고 일어난 일에 대해 후회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후 다음의 일은 신에게 맡기는 지혜가 절실합니다.
<Parents to decide if kid should wear a helmet: McGuinty>
Parents - not the government - need to make sure their children are wearing proper safety equipment including helmets when skiing, Premier Dalton McGuinty says.
The provincial government does mandate bicycle helmets for kids, but the premier said he's not considering the same law for ski helmets.
"As a parents we should give some serious thought now to - if we're going to put the kids on skis - to making sure that they are properly equipped and they are safe," McGuinty said yesterday. "I'm putting the onus on moms and dads to make that call."
James Boo Sung Moon, 13, died last Wednesday after hitting a tree during a school trip to Snow Valley Ski Resort.
Moon was not wearing a helmet, although they were available for rent for $8.
McGuinty expressed his sympathy to the family, and also told reporters that he purchased a ski helmet for his own use following the accident.
"I took my daughter skiing on Sunday and wore a helmet." he said. "So it occurs to me as somebody who's skied for about 30 years that I think it's time for me to wear a helmet."
Moon, a novice skier, veered off the path and truck a tree.
(Source: 24 hours, Wednesday, February 25, 2009)
*veer: turn, sheer, swerve, tack, deviate, digress, diverge shi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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