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추워봐야 따뜻함의 가치를 압니다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3. 1. 18. 21:55

 따뜻한 곳에 있다 보니 추운 게 그리울 때도 있어.”

캐러비안으로 떠나며 딸이 말했습니다.

늘 따뜻하게만 살면 무슨 재미가 있겠습니까. 온몸을 웅크리고 부들부들 떨어봐야, 얼어버릴 것 같은 손을 녹이려 수없이 비벼대 봐야 따뜻한 게 얼마나 좋은지 알지 않겠습니까.

일부 최상류층(?) 부모는 맞춤형으로 자녀의 필요를 채워준다고 합니다. 보스턴의 한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던 젊은이가 말했습니다.

"현지에 한국에서 유학 온 부유한 집안의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여러 명이 함께 음식을 먹지도 못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도 않았습니다."

세균에 감염이라도 될까, 나쁜 음식을 먹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겠지요. 온실 속의 식물처럼 보호받고 살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 친구들은 특별히 공부를 잘할 필요도 못 느낀다."고 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자녀의 삶을 일일이 재단해 주니 그럴 필요가 없겠지요. 학교 졸업장만 가지면 취직이든 뭐든 다 책임져 준다고 하네요. 물론 일부에만 국한된 이야기겠지만, 온실 속에서 자라는 자녀가 안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기 일에 책임을 지며 차근차근 성장해나갈 때 한 인간으로서 보람과 기쁨을 누릴건 자명한 일이니까요.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온전한 인격체로 성장해 가는 만족감은 누려본 사람만이 알 것입니다.

진정으로 추위를 경험해본 사람만이 따뜻함의 가치를 압니다. 오늘 우리의 삶이 각박하고 힘들지라도 그 각박하고 힘든 시간 때문에 이후에 주어질 안락함과 평안함이 더 소중해지리라 믿습니다.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유지하던 토론토에 한파가 몰아닥쳤습니다. 현재 바깥기온은 영하 10도에 가깝습니다. 올겨울 한국은 반세기만의 강력한 추위를 경험하였습니다. 하지만 토론토는 이상 고온현상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영상 14도까지 올라갔다고 하네요. 하지만 오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찬바람이 쌩쌩 붑니다. 코끝을 스치는 차갑고 건조한 기운이 상쾌하게 느껴지니 이상한 일입니다

찻집에 앉았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거리에 눈발이 날립니다. 앞자리에 유학생인듯한 두 청년이 앉아있습니다. 대학생으로 보입니다. 여자 친구가 다음 주에 시험이 있다고 말하며 남자 친구를 향하여 코맹맹이 소리를 해댑니다. 바쁘다고 하면서 공부는 마음이 없고 연신 잡담을 하고 뽀뽀를 합니다. 스마트폰 체크는 기본입니다.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개인적으로 글을 쓴다고 하면서, 일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글쓰기에 몰입하고, 어느 정도 일에 집중하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코맹맹이 소리를 하는 여학생을 보면서는 안타까워하지만 정작 자신을 향해서는 아무런 느낌도 없는 저는 못 말리는 이중인격자입니다.

자기 일을 게을리하는 자는 패가 하는 자의 형제니라.’잠언의 말씀을 떠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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