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코끝이 찡한 일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3. 5. 22. 10:35

     교도소에 복역 중인 사람들의 자녀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그룹을 만났다. 소외되기 쉬운 어린이들을 위해 공부를 가르쳐주고 책을 읽어준다고 했다. 자칫 따돌림을 당하기 쉬운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일은 무척이나 보람있는 일이라 여겨졌다. 한 봉사자는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할 때 부모님께서 반대하셨다고 했다. 왜 하필 범죄자 자녀를 위한 일에 네가 나서야 하느냐고 물으셨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주 토요일 시간을 내어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쳐주고 책을 읽어준다고 했다. 대학 2학년생인 그 봉사자는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자신이 깨닫고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했다.

     25년간 교회학교에서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비슷한 내용의 말씀을 하셨다. ‘25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쳤지만 가르치기보다는 함께 배웠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라고 했다. 왜 수고가 없었을까. 학생들이 아파하고 힘들어 할 때 함께 있어주는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25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는 게 노력 없이 되는 일인가. 가르치기 위한 준비의 시간 또한 만만치 않았을 터. 더구나 그 교사는 직업전선에서 일하는 전문직 여성이요, 한 남편의 아내요, 두 아이의 엄마이다. 바쁜 일정 가운데 시간을 쪼개어 25년 동안 수고한 봉사도 봉사려니와 그렇게 애쓰고도 나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다. 오히려 학생들과 함께 배웠다.”는 이야기에 내 가슴은 먹먹해졌다.

     작은 일을 하면서도 크게 부풀려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큰일을 하면서도 별것 아니라며 애써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 있다. 나는 두 번째 부류의 사람을 대하면 늘 코끝이 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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