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패랭이꽃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3. 6. 13. 06:17

  토론토에는 지금 모란이 한창입니다. 캐나다 사람들도 모란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올봄에야 알았습니다수줍은 듯 화려하게 핀 모란이 정겹습니다.

고려 시대의 문신 정습명은 1100년대에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 시대에도 집집이 모란을 심었던 모양입니다. 패랭이꽃(석죽화)이라는 그의 시에는 사람들이 모란의 붉음을 좋아하여 많이 재배하고 있다.”고 일러주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모란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초야에 피어있는 패랭이꽃을 노래합니다. 패랭이꽃은 모란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매년 새롭게 피어나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쁨을 선물합니다. 뜰 앞에 패랭이꽃을 심은 집도 많습니다.     

 

석죽화(石竹花)

     정습명(鄭襲明)

 

世愛牧丹紅 栽培滿院中 誰知荒草野 亦有好花叢

세애목단홍 재배만원중 수지황초야 역유호화총

色透村塘月 香傳?樹風  地僻公子少 嬌態屬田翁

색투촌당월 향전롱수풍 지벽공자소 교태속전옹

 

사람들 모란의 붉음 좋아하여

뜰 안에 가득 가꾸고 있구나

 

누가 알랴, 거친 초야에도

예쁜 꽃 떨기 피고 있는 꽃을

 

그 빛 시골 연못 속 달에 어리고

그 향기 바람 언덕 나무로 흩어진다

 

궁벽한 시골이라 부귀한 이 적어서

늙은 농부만 그 아름다움 즐기노라

 

  뒤뜰에 잔디를 걷어내고 텃밭을 가꾸었습니다. 씨앗에서 싹을 틔운 토마토를 심었고 상치와 쑥갓 들깨 시금치 씨앗도 뿌렸습니다. 지난해 늦가을 심은 마늘은 무럭무럭 자라 바람에 일렁댑니다. 뒤뜰에 심긴 채소를 바라보며 고려 시대 문신 정습명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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