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3. 7. 25. 00:39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중용 20)

 

한다고는 하지만 부족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아예 안 되는 것이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내가 하는 골프가 그렇다.

처음으로 골프를 접한 건 1990년대 중반 뉴욕의 롱아일런드 아이슬립(Islip)에서 공부를 할 때였다. 당시 나는 MBA 공부를 하고 있었다. 공부를 시작하고 일 년쯤 지났을까 이제는 학업을 제대로 마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도 다 채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평소 네 과목의 수강신청을 했었으나 그 학기에는 세 과목만 신청했다. 대신 가까운 골프연습장을 가서 연습하기로 마음먹었다. 수업의 하나라 생각하며 열심히 연습했다.

혼자서 하는 연습이었다. 문제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힘만 들었지 그다지 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평소 운동신경이 좀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혼자서 열심히 친 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제대로 된 자세로 쳐야 하는데 잘못된 자세를 몸에 배게 한 것이다.

올 들어 두어 번 골프장을 나갔다. 한번은 98개를 쳤고 한 번은 101개를 쳤다. 연습장을 가지 않아서 그럴 것이라 여겼다. 연습을 제대로 하면 잘 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삼 주 동안 매일 같이 연습장에서 볼을 쳤다. 갈빗대가 아프도록 연습을 했다.

이번에는 잘 쳐보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필드에 나갔다. 이런 변고가 있나! 104개를 쳤다. 앞의 두 번은 연습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지만 삼 주간의 맹연습 결과로는 참담 그 자체였다. 연습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나쁜 결과를 낳았다. 실망감이 컸다.

리얼터 일을 시작한 지 다섯 달이 되어간다. 솔직히 말하면 모르는 것 투성이다. 오십 대 중반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시작한 리얼터. 가르치고 지도해야 할 나이에 배워야 할 것들이 태산인 자신의 처지를 생각할 때 한심한 생각이 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음이 다소 가라앉아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런 때 마음에 용기를 줄 만한 글줄을 만났다.

<“人一能之 己百之 人十能之 己千之, 남이 한 번에 능하면 나는 백 번을 하고 남이 열 번에 능하면 나는 천 번을 한다.”(중용 20) 과연 이 방법으로 한다면 비록 어리석다 하더라도 반드시 밝아지고 비록 유약하더라도 반드시 강해진다.>

“창의력이 머리에서 나온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오히려 엉덩이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한번 구상에 들어가면 5시간이고 10시간이고 한자리에 앉아 몰입하는 편이다. 끝을 내야 일어선다. 졸업 후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뒤 7년 동안 딱 사흘 쉬어봤다. 그것도 아파서.” 할리우드 최고의 컨셉트 디자이너 스티브 정의 말이다. (최고가 되려면 최고를 만나라)

<위대한 영성가인 Henry Drummond는 영적인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일에 대하여 다음같이 말했다. “어떻게 하면 훌륭한 운동선수가 되는가? 연습이다. 어떻게 하면 훌륭한 화가, 훌륭한 조각가, 훌륭한 음악가가 되는가? 연습이다. 어떻게 하면 훌륭한 인간이 되는가? 연습이다. 다른 것은 없다. 신앙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영혼을 얻는 방식과 법칙은 육체나 정신을 얻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 (김진홍 목사의 글 중에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훌륭한 맨토를 만난 것이다. 나를 지도해주는 맨토는 동갑이면서 업계 최고인 마이클 박이다. 이런 훌륭한 맨토를 만난 것은 하늘의 도우심이요 신의 선물이다.

그런데 도무지 대책이 없는 나의 골프는 어찌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