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맨하탄의 야경과 월드 트레이드 센터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3. 9. 13. 03:31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바로 옆에 보입니다. 새로 지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현재 한 동만 올라갔습니다. 9/11을 기념하여 불빛 두 줄기가 하늘로 올라갑니다.

오늘이 9 11일입니다. 2001 9 11. 그때로부터 12년 후 저는 그 역사의 현장 바로 옆 딸아이의 방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9/11의 희생자를 기리는 두 줄기 빛이 하늘로 뻗어 있습니다.

구름기둥처럼 보이기도 하고 불기둥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늦은 밤 라이트 레일을 타고 저지 에비뉴 역에서 포트 임페리얼로 왔습니다. 허드슨 강을 따라 걸었습니다. 맨하탄을 바라보며 걸었지요. 야경이 일품입니다. 새로 지어진 콘도들이 즐비합니다.

하지만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맨하탄의 야경을 바라보고 사는 사람이나 인적이 드문 시골, 밤하늘에 총총히 떠 있는 별빛을 보고 사는 사람이나 어쩌면 사는 건 같지 않을까요? 자신의 삶에 만족하면서 살고 있는가 아닌가가 중요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도시보다는 자연이 있는 시골 쪽에 더 마음이 갑니다. 스콧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이년 이 개월 동안 윌든 호숫가에서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데이빗 소로우의 결정이 이해됩니다.

 핸리 데이빗 소로우(Hennry David Thoreau)’가 쓴 일기 몇 편을 올립니다.

<이상적인 자연>

사람에게도 이상적인 삶이 있듯이 이상적인 혹은 진정한 자연보다 무한히 더 완전한 자연이 있다고 믿는다. 때때로 상상 속에 그려지는 영광스러운 여름은 다른 어떤 곳에 있을까. 자연이 더 이상 사람에게 초자연적인 의미를 갖지 못할 때 무엇이 그것을 대신할까? 자연의 작용 속에서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이 고결한 풍경이 모두 사라져버린다면, 인간의 삶이 무슨 가치가 있을 것인가. 엘리시안 들판에서가 아니라면 누가 열의를 다해 오두막을 짓고 그 안에 깃들어 살 것인가? (1840 11 2일 일기)

<마음속 자연의 집>

내 마음 속에 담겨 있는 꼭 그만큼의 자연이 나의 집이다. 내가 온기를 피워 올리는 곳, 그곳만이 나의 유일한 집이다. 하지만 더위와 추위, 자연의 음향과 침묵에 공명하여 들판에 나가 있을 때 나의 주변을 맴도는 그 평정과 차분함을 함께 나눈다면, 바로 그곳이 나의 집이 된다. 주전자가 노래하고, 장작다발이 부스럭거리며, 시계가 벽에서 똑딱똑딱 소리를 내는, 그런 집과 다르지 않은. (1840 12 20일 일기)

<야생이 주는 위안>

야생의 땅은 소중하며, 소중한 만큼 사람들 가까이에 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마을은 정원에서부터 그 울타리에 이르기까지 야생 나무들의 혜택을 입었다. 금방 파헤친 여우굴 옆에 쌓인 모래더미처럼 쑥 올라온 새로운 마을을 가운데 두고, 그 둘레를 비뚤비뚤 두르고 있는 숲의 모습에는, 형언할 수 없는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운 무언가가 있다. 소나무와 단풍나무의 꼿꼿함은 오랫동안 이어온 자연의 활력과 엄정함을 웅변한다. 우리 삶에는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어치가 아직도 소리 높여 우는, 그런 배경이 주는 위안이 필요하다. (월요일, 콩코드 강과 메리멕 강에서 보낸 일주일)

 <자연의 깨달음>

미지의 웅장함은 여행자의 사기를 드높인다. 숲속의 힘겹고 헐벗은 생활을 생각하다가 내가 찾는 마지막 위로는 이런 생활이 평범함의 범주를 벗어난 것이라는 사실이다. 부서지는 파도는 우리를 하찮게 다루지 않기에 난파로 인한 괴로움은 덜어진다.  자연의 그 냉정하고 근엄한 신비를 깨닫고 나면 묵묵히 그에 따르게 된다. 폭풍의 무한한 장엄 속에서 흠뻑 젖은 선원은 위로와 연민을 찾는다. 선원이 그렇듯이 폭풍 또한 정당한 존재다. 자연은 그의 소리를 들어주었으며, 그도 자연의 연민을 실망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표류해 간 물가에서 용감하게 숨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1841 2 19일 일기)

 <풍경과 인간의 영혼>

이 순간 모든 자연과 인간의 삶은 무엇인가. 저기 울타리 위로 아침 일찍 날아와 노래하는 참새들과 헛간에서 모이를 쪼고 있는 암닭들의 소리. 풍경과 인간 영혼의 주변을 장식하는 이 모든 것들. 나의 운명은 잠시 그 소리 부근 에서 서성인다. 위대한 자연의 여신은 자신의 암닭이 알을 몇 개나 낳았는지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1842 3 20일 일기)

<출처: 산책,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박윤정 옮김>

2013 9 11

 (포트 임페리얼에서 바라본 맨하탄 쪽 야경)

 (포트 임페리얼 페리 터미널의 밤 풍경과 허드슨 강)

 (맨하탄 쪽 밤 풍경 오른쪽 가운데 보이는 위로 치솟는 불빛은 9/11을 기념하는 불빛)

(허드슨 강과 맨하탄의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