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의좋은 두 형제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4. 1. 16. 02:37

월남하신 두 형제 분(84, 82)은 어린 시절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나란히 6.25전쟁에 참전하여 죽을 고비도 수차례 넘기셨지요. 친척분들은 대부분 북한에 계셔 의지할 곳이라고는 없으셨습니다. 그래서인지 두 분은 일평생 서로 의지하며 돈독한 우애를 지니고 사셨습니다. 동생이 먼저 캐나다로 오셨고, 이후 형님도 동생을 따라 캐나다로 오셨습니다.

두 분의 자녀들은 미국과 캐나다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84세의 할아버지는 아들 셋과 딸을 두셨는데 한 아들은 의사로 다른 아들은 대학교수로 또 다른 아들은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딸은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82세의 할아버지는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두셨는데 한 아들은 UCLA를 졸업한 후 토론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다른 아들은 UCLA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후 엔지니어가 되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딸은 하버드대에서 치의학을 전공한 후 치과의사가 되었습니다. 현재 미시간 주의 한 도시에서 치과병원을 운영하며 미시간 대학교 치과대학에서 가르치는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두 형제분은 지난 삼 주 동안 특별한 여행을 하셨습니다. 아내와 자녀들을 떼어놓은 채 두 분만 여행을 다녀오신 것입니다. 고국 대한민국으로 날아가 이 주일을 보낸 후, 호주로 가서 사 주간 남태평양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홍콩을 도는 유람선 여행을 하고 오셨습니다. 

80세가 넘은 형제 두 분이 오롯이 함께 떠날 수 있었던 건 축복 중 축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건강하셔서 80세가 넘어서까지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 우애가 돈독하시어 식구들 다 떼어놓고 형제분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점,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 부담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었던 점은 큰 복이라 여겨집니다.

유람선 여행이라고 다 화려하고 좋을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언어가 다르고 살아온 문화가 다른 사람들 속에서 장시간 생활한다는 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끼니마다 진수성찬이 차려지지만 늘 먹는 김치와 고추장을 먹을 수 없으니 지겨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화의 차이와 식생활의 불편을 감수하고 과감히 길을 떠나신 두 분의 용기와 우애는 본받아야 할 점이라 생각됩니다.

기회를 만들어 여행 중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어떤 대화를 나누셨는지 들어볼 작정입니다. 

 

화면을 통하여 골든 글러브 시상식 장면을 보다. 셀레브레이션.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 한판 축제를 벌인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행크스, 줄리아 로버츠, 메릴 스트립 등 은막의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시니리오 작가들, 작곡자들의 얼굴도 보인다.

우디 엘런(예상했던 대로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지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그는 영화의 시나리오를 직접 썼고 감독과 제작 일도 했다.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고 관계 속에서 감동과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의미를 부여하고 메시지를 전하는 것 그것이 작가나 예술가가 해야 할 일이다.

201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