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싶은 이야기

냅킨 메모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4. 1. 18. 14:14

친절과 배려는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 격려의 말로 이웃과 자녀에게 용기를 준다면 좋지 않을까.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문을 열어주고, 외로운 사람을 위해 말동무가 되어주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것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밝게 만드는 일이다. 

발렌타인 씨는 한 식당에 앉아 저녁 식사를 했다. 늘 함께 하던 아내 캐롤은 일주일 전 세상을 떠났다. 43년 동안 함께 했던 아내가 없으니 쓸쓸했다. 주변을 돌아보니 젊은 커플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을 바라보니 아내와의 행복했던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옆에 놓인 냅킨을 가져다 메모를 시작했다.

아마도 당신은 모르실 것입니다. 43년을 함께 했던 소중한 내 아내는 지난주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 저녁 저는 처음으로 혼자서 식사를 합니다. 당신 들을 보니 우리의 젊은 시절이 생각납니다. 오늘 제가 두 분을 위해 저녁을 사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행복하세요. 제가 이렇게 한다는 사실을 알면 아내 캐롤이 기뻐할 것입니다. 저를 행복하게 하기도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발렌타인 리. 밥값은 제가 먼저 냈습니다.”

웨이터는 냅킨에 쓰인 메모를 페이스북 사진과 함께 웹사이트에 올렸다. 글은 영국의 데일리 메일 독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이름 모를 사람의 마음도 움직였다. 발렌타인 씨의 메모는 이미 백만 명 이상의 viewer를 기록하고 있다.

<Barrie writer Lee Ballantyne touched by viral reaction to private gesture; Writer’s lonely meal ends with a massive public response for his note to a young couple>

  Widower Lee Ballantyne of Barrie is more than a little dazed by the viral online reaction to a note he wrote on a napkin to a young couple in a local restaurant.  He’s also pleased in a way that’s very hard to describe.

  Ballantyne was dining alone on Jan. 7, grieving the death of Carol, his wife of 43 years, from lung cancer on Dec. 30.

Looking across the restaurant at the young couple reminded Ballantyne of happier times.

  on the napkin he wrote: “You don’t know me but my beautiful wife of 43 years died last week. Tonight I dined alone for the first time. You remind me of us many years ago. Please allow me to buy your dinner. Enjoy! It will put a smile on Carol’s face and make me happy . . . for now. Happy New Year! Lee B. Pay it forward.”

  Within a week, his private note to the young couple had an estimated one million views around the world. It went viral after a waiter posted the napkin note on Reddit, a website of user-generated links. It touched British readers of The Daily Mail and moved strangers in Australia. Stories were accompanied by Facebook photos of Lee and Carol.

  At the time he wrote the note, the newspaper columnist was planning on taking a break from writing humour for a while.

The viral response to the note pushed Ballantyne to write about it in his column for the Barrie Advance

  “I’m astonished by the reaction,” Ballantyne said Wednesday. “At the end of the day, what makes me feel good about it is that thousands of people got to see my wife and see what a wonderful person she is.”

Ballantyne said he sometimes mentioned Carol in his column, which is a light, humorous look on life.

She would always reprimand me but she had a smile on her face. I’m sure she’s smiling now.”

<From Toronto star Jan. 15, 2014>

 

내 인생을 바꾼 100가지 이야기-2 여성(두란노 刊)’에 실린 글이다.

<그날은 어머니 날이었다. 아이들이 엄마를 따뜻하게 끌어안고 축하한다고 말하는 날, 그 작은 입술로 엄마가 얼마나 소중한지 들려주는 날.

그러나 식당에 단 둘이 식사하는 제이와 헤더에게 어머니 날은 기쁨이 아닌 상실감만 가득한, 지독하게 슬픈 날이 되고 말았다. 이미 사십 대 후반을 훌쩍 넘긴 그들은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한 지 오래였다. 그래서 어머니 날만 되면 헤더는 자기가 불임이라는 사실을 더욱 뼈저리게 느꼈다. 옆 식탁에서 젊은 부부가 늙은 어머니에게 축하한다며 선물을 건네는 모습도 아름다워 보이지 않고 괴로운 장면일 뿐이었다.

너무 불공평해.” 잘 참고 있던 헤더가 마침내 볼멘 소리를 했다. “저 사람들은 함께할 사람이 있어 저렇게 행복한데….”

제이는 헤더의 기분을 풀어 주려 노력했지만 그 역시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었다. 그는 작년에 어머니의 죽음으로 큰 슬픔과 고통을 느꼈다. 아버지는 이미 오래 전에 세상을 뜨셨기에 어머니의 죽음은 더욱 슬펐다. 그렇게 사랑했던 어머니마저 떠나고 그들을 위로해 줄 자식도 없이, 둘은 쓸쓸히 어머니 날을 맞아야 했다.

제이는 상심한 아내를 바라보았다. ‘헤더를 이런데 데리고 나오는 게 아니었는데. 그냥 집에 있을 걸 그랬나.’

이런 생각에 잠겨 다른 식탁에서 식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곁눈질로 훔쳐보다가, 제이는 구석의 한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연세 지긋한 여인이 말없이 샐러드를 먹고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을 보자 그의 가슴이 방망이질 했다. 곧고 길게 뻗은 코에 작고 동글동글한 얼굴, 그 얼굴 주위를 감싸고 있는 흰색 곱슬머리가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꼭 닮았기 때문이었다. 제이는 깜짝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맞은 편에 앉아있는 여인도 살펴보았다. 그녀 역시 비슷한 연배로 보였다.

제이는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저 테이블에서 식사하고 있는 두 분 좀 봐. 장모님이나 우리 어머님이 살아계셨더라면 지금 저 연세쯤 되지 않았을까? 갑자기 저분들께  자녀가 있는지 궁금해지는데?”

헤더도 조용히 그 여인들을 쳐다보았다. “저분들도 무척 외로워 보이는군요.” 그러다가 갑자기 헤더의 얼굴이 환해졌다. “여보, 우리가 저분들의 식사 값을 대신 계산해 드리면 어떨까요? 물론 비밀로요, 저분들이 어머니 날 선물을 못 받았을 수도 있잖아요.”

아내의 기분이 밝아진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 제이는 웨이트리스를 불러서 어머니 날 선물로 저 두 부인의 식사 값을 대신 계산하고 싶다고, 대신 절대 비밀로 해 달라고 말했다.

웨이트리스는 흔쾌히 승낙했다. 제이와 헤더는 자리에 앉아 여인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윽고 식사를 다 마친 두 여인은 계산을 하려 했고, 웨이트리스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손님이 어머니 날 선물로 두 분의 식사 값을 대신 계산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여인들의 주름진 얼굴에는 충격과 기쁨이 미묘하게 교차했다. 몇 테이블 떨어진 곳에 있는 제이와 헤더도 그들을 지켜보며 기쁨에 겨운 시선을 교환했다.

그런데 부인들은 놀라고 기뻐하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누가 식사 값을 계산했는지 알아야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이런 친절한 일을 할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요?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으니 누군지 제발 알려 주세요.” 하며 웨이트리스를 놓지 않았다. 난처해진 웨이트리스는 결국 두 할머니를 이기지 못하고, 제이와 헤더의 테이블을 고갯짓으로 가르쳤다.

그러자 두 여인은 그들의 테이블로 달려와 무안할 정도로 계속 고마움을 표시하고 합석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그렇게 네 사람은 한 테이블에 앉아 서로 소개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러는 동안 그들 사이에는 아주 특별한 우정이 생겼다. 그 우정은 점점 자라 다음 해 어머니 날에 제이와 헤더는 두 분의 새 어머니를 모시고 어머니 날을 축하하기 위해 그 식당을 다시 찾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