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일기

손님 150103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5. 1. 5. 07:57

<손님 150103>

어디서 나는 걸까. 거실 한가운데도 나고 부엌 쪽에도 난다. 희미하게 지속되는 냄새, 강하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지나칠 정도는 더욱 아니다. 며칠 전부터 그랬다. 문을 활짝 열어 놓으면 쉬 가시려니 하였다. 그건 나만의 생각이었다. 문을 열자 북극에서 날아온 차가운 바람이 기다렸다는 듯 밀려 들어왔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어릴 적 쩍쩍 들러붙던 문고리 생각이 났다. 십여 분이나 지났을까. 문을 닫아야 했다.

촛불을 켜기 시작했다. 부엌 카운터 탑과 아일랜드 카운터 탑, 벽난로 위 가늘게 난 난간에도 촛불을 켰다. 다이닝 테이블과 뷔페장위에도 어김없이 몇 개씩 놓아두었다. 리빙룸 수제 카펫 위 앙증맞게 놓인 나이 든 탁자 위에는 바닐라 향이 나는 빨간색 초를 켰다. 유리병에 담겨 그네를 탄다. 바닐라 향 초를 켜둔 주변에서는 은은한 바닐라 향을 느낄 수 있다. 잠깐은 잊을 수 있었다. 오래지 않아 다시 잦아들었다. 그림자인양 가는 곳마다 어김없이 따라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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