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일기

엄마의 손맛 150308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5. 3. 9. 10:47

, 이건 엄마가 해주던 음식인데….”

이건 우리 집에서 쓰던 그릇이야. 이상하다, 이럴 수가….”

유학생을 식당으로 초대하여 자신의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게 하였다. 실제로 엄마가 현지로 날아가 자녀를 위해 음식을 만들었다. 그릇까지 집에서 사용하던 것을 공수해 상을 차렸다. 자녀에게는 비밀로 하고 진행한 설정이었다. 한 점 집어 입으로 가져가더니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말만 한 아이의 눈에서 말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식탁을 셀카에 담기 바빴다. 멀리 계신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실제로 엄마가 나타나자 믿기지 않는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엄마도 아이도 서로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 화면을 통하여 지켜보던 사람들도 눈물이 그렁그렁하였다.  

 

여든이 넘으신 어머니는 허리가 아파서 오래 서 계시지 못하신다. 불효 자식이 일 년에 한 번씩 얼굴을 뵈러 가면 새벽같이 일어나 조용히 부엌으로 나가신다. 구부정한 허리로 싱크대에 기대서서 된장찌개를 끓이고 고등어를 구우신다. 허리가 못 견디게 아프시면 침대로 가 잠시 허리를 펴고 다시 나오신다. 그러기를 수차례, 임금님 수라상 안 부럽게 한 상 가득 차리신다. 겨우 눈 비비고 일어나 식탁에 앉으면 등 뒤로 들려오는 음성, "차린 게 없구나. 입에 맞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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