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남성합창단에 속하여 노래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단원이 있는가 하면 손주를 보아야 할 나이의 단원도 있다. 세대를 초월하여 사귀고 노래한다는 건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다. 마침 정기연주회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있어 캐럴을 마음껏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어린 시절을 제외하고 이렇듯 많이 부른 적이 없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의 일이다. 시골에서 제법 한다는 친구들 다섯 명이 모여 과외공부를 한 적이 있다. 좁은 온돌방 둥근탁자에 둘러 앉아 공부를 했었다. 선생님은 의과대학 본과에 막 들어간 학생이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자 영어로 된 노래 한 곡을 가르쳐 주셨다. I am dreaming of a white christmas로 시작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배우며 스스로 어깨를 으쓱했던 듯하다. 선생님께서 노랫말의 의미를 가르쳐 주시긴 하였지만 뜻을 잘 알지도 못한 채 노래했었다. 이때의 인연 때문인지 빙 크로스비가 부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들을 때마다 남다른 감상에 젖어들곤 하였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화이트 크리스마스’ 등 캐럴을 부르며 어린 시절 동심으로 돌아간다. 크리스마스 전날 새벽 띄엄띄엄 있던 시골집을 찾아다니며 새벽송을 돌던 내 모습이 보인다.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 지도 모른 채 마냥 행복해하던 철부지 소년이 거기 서 있다.
<초청의 글>
아기 예수님 오시네
마음 아픈 자 병든 자 위해
아기 예수님 오시네
외롭고 쓸쓸한 영혼 위해
아기 예수님 오시네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 위해
아기 예수님 오시네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케 하는 자 위해
아기 예수님 오시네
하늘 영광 뒤로하고 낮고 천한 우리 위해
아기 예수님 오시네 말구유로 오시네
본 남성합창단의 정기연주회를 겸한 성탄축하 음악회에 여러분을 모십니다. 남성들만의 부드러운 음성으로 들려드리는 신나는 캐럴과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진 힘찬 찬양과 함께 예수님의 오심을 축하하지 않으시렵니까?
2015년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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