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한 사고>
토요일 영하 9도로 날은 차가우나 햇살이 따라롭다. 뉴욕과 워싱턴은 폭설이 내려 비행기가 취소되고 홍수가 나는 등 야단이다. 가수 셀린 디온의 남편 르네 안젤릴의 장례식이 전날있었는데 뉴스 채널이 그 소식을 전하고 있다. 고인의 아들이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동생들을 잘 돌보겠다는 조사를 낭독한다.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좋은 모범을 보였나보다. 셀린 디온도 아내로써 본이 되었다. 남편과 나이 차이가 많음에도 남편을 의지하고 사랑하였고, 남편이 투병 중에는 모든 가수 활동을 중단하고 간호에 전념하는 등 바른 의사결정을 하였다. 가수로써는 물론 한 인간으로써 바른 삶의 자세를 보여주어 덩달아 기분이 좋았었다. 어제 장례식에서 보여준 그녀의 태도와 자세 역시 오래 기억에 남을 듯하다. 슬퍼하는 중에도 의연했고, 당당했고, 아름다웠다.
몇분과 삶을 나누는 가운데 나이가 들 수록 빠져들어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있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야 자신의 삶을 즐길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삶을 나누며 교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료함에 빠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곡자 박재훈 목사님과 매주 만나 삶을 나누시는 참석자 분이 말씀하신다. 목사님은 연세가 93세이심에도 불구하고 곡을 쓰시면서 그렇게 행복해 하신단다. 동요를 쓰시면서 어린 아이의 감성을 유지하는 듯 하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삼일 전 수요일 박재훈 목사님(어서 돌아오오,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지금까지 지내온 것 등 찬송가와 높고 높은 말들이라 말들 하지만, 흰구름 뭉게뭉게 피는 하늘에 등 어린이 찬송가, 산골짝의 다람쥐, 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 시냇물은 졸졸졸졸, 펄펄 눈이옵니다 등 동요를 작곡하신 분)꼐서 최근에 쓰신 찬송 ‘아름다운 본향’과 ‘다시 만나리’ 두 곡을 처음 접하였다. 3월 6일 최근에 새로 쓴 곡을 모아 발표회를 여는데 본 남성합창단이 이 곡을 노래하기로 하였다. 나이가 들어서까지 빠져들어 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변화하려 노력해야 하고 더 성숙해지려 노력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다. 잘났다고,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정체 혹은 퇴보가 시작됨을 잃지 않아야 하리라.
최근 야구선수 황규봉씨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야구계를 떠나 사업에 실패를 하고 결혼생활도 파경을 맞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모양이다. 자신의 모습을 외부에 보이기 싫어 지인들과도 연락을 끊고 살았다고 한다. 자존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 그 어려움을 혼자서 감당하려했었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중학교에 막들어 갔을 때 한동안 야구에 빠져 있었다. 황규봉 투수가 던지는 모습을 보러 칠성동에 위치한 시민운동장을 찾곤 했었다. 남우식, 황규봉, 이선희 등의 출중한 투수가 해를 이어 던졌었다. 대 선수였던 그가 쓸쓸한 말년을 보내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마음 아렸다. 누구든 아픔을 겪을 수 있고 우울증을 겪을 수 있다.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면 약물치료와 함께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스스로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도 우울증을 겪은 적이 있다. 죄책감과 두려움 등이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 당시 감사한 일들을 떠올리려 노력했다. 작은 행복을 찾으려는 노력, 그런 것들에 대한 묵상 등을 통하여 이겨낼 수 있었다.
읽을 거리가 많아 좋다. 토요일이라 토론토 스타의 지면이 평일의 서너배이다. 한국일보 주말 판도 제법 양이 많다. 2016년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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