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삶과 꿈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7. 4. 3. 21:34

 만족은 마음의 소망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에 달렸지 않을까. 무엇을 희망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젊은 시절 한때는 최고경영자가 되고 싶었고 돈도 많이 벌고 싶었다. 꿈이 있어서인지 일을 해도 피곤하지 않았다. 새벽같이 직장을 나갔고 자정이 다 되어서야 돌아오기를 반복했지만, 불만이라고는 없었다. 오히려 그렇게 사는 게 자랑스러웠다.

 세상을 다 가질 것처럼 분명하던 꿈의 빛깔은 세월이 가면서 점점 바래져 갔다. 경영진으로 가는 길은 험하고 멀었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번 것도 아니었다. 결국은 직장에서 나왔고 정보통신 관련 사업체를 차릴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럴 즈음 가정을 포기하고 사업을 선택하든, 사업을 포기하고 가정을 선택하든 양자택일을 하라는 전갈(傳喝)을 받았다. 아이들과 함께 미리 캐나다에 가 있던 아내로부터의 최후통첩이었다. 사업체는 시작도 못 해보고 토론토로 건너왔다

 한국에서의 꿈이 최고 경영자였다면 이곳 토론토에서의 소망은 나누며 사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이웃을 섬기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가진 것이 많건 적건 상관하지 않고 규모 있게 살되 이웃과 나누며 살자고 마음먹었다.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커뮤니티에서 봉사할 기회를 찾았다. 작은 재능이라도 있다면 그 재능을 나누며 살기를 실천했다.

 시니어 대학에서 글쓰기 강좌를 시작한 것도 그러한 마음가짐 때문이었다. 스스로 가르칠 만한 실력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강좌를 열기로 마음먹은 건 손톱만 한 재능이라도 있으면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결정하기 전 침묵하며 내면의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 내면의 소리가 나를 위한 것인지, 이웃을 위한 것인지 분별하려 애썼다. 이제는 섬기며 살자는 생각이 마음 깊숙이 자리 잡아간다

 섬기며 살자는 생각을 하자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돈을 더 벌겠다고 생각할 때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데 섬기며 살기로 작정하자 더 여유로워졌다. 도움이 필요했던 자녀들이 장성하여 더는 돕지 않아도 되었으니 그러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마음의 여유는 절대자를 향한 시선(視線)과 가진 것을 나누며 살자는 소박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마음의 소망이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삶이 방향이 결정되어 진다고 한다. 마음이 소망이 돈에 있다면 돈을 따라갈 것이요, 마음의 소망이 나눔에 있다면 나눔의 길을 갈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나누며 살되,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평안한 여정(旅程)을 가는 것이다.

 만족은 자신에게 맞는 바른 소망을 갖는 데서 출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가지는 것으로 만족하는 삶이 아니라 나누는 것으로 만족을 얻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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