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눈빛을 맞추며 춤을 춘다. 마음은 서로 의지한 지 오래다. 상대의 목소리에 자신의 목소리를 맞추고 포개면 어느새 새와
가지처럼 하나가 되어있다.
장단長短을 맞추고 화음이 조화를 이루면 새봄에 활짝 핀 벚꽃인 양 화려하다. 때로는 무르익은 가을 선명한 단풍으로 절정을 이룬 듯하다. 잔잔한 수면 위로 석양빛이 비추어지는 듯하다가 배를 삼킬 듯 집채 만한 파도로 다가온다. 이러한 느낌 속에 빠져들면 스르르 눈가에 이슬이 맺히곤 한다.
남성들만의 중후한 음성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다. 그 믿음은 어깨 위에 얹힌 짐들의 무게를 조금은 가볍게 한다. 아이들을 키우고 가정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엄중한 책무를 잠시나마 잊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때로는 어머니 뱃속 같은 편안함도 느낀다.
어쩌면 노래는 바지랑대일지도 모른다. 러닝셔츠나 청바지 같은 삶의 무게를 매단 줄이 흔들릴 때 함께하는 사람들 어깨에 기대어 세찬 바람을 견디게 하는 바지랑대. 이리저리 흔들리는 빨랫줄을 바지랑대가 견고히 받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Fxof2i_s74
위의 주소를 클릭하시면 본 남성합창단의 2018년 봄 음악회 출연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미셀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등어 낚시 (0) | 2018.08.05 |
---|---|
2018년 본 시니어 대학 봄학기 글쓰기 강좌 3 (0) | 2018.05.02 |
절규 (0) | 2018.04.04 |
아름다운 인연들(사랑하는 큰딸에게) (0) | 2018.03.28 |
봄은 아직도 멀다 (0) | 2018.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