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절규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8. 4. 4. 22:28

 눈가가 벌겋게 물들었다.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어깨를 들먹인다. 속으로는 더 큰 울음을 울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머님께서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셨는지를 생각하며 우는 것이리라.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하였고, 더 자주 전화도 못 드렸고, 더 자주 맛난 음식을 대접해 드리지 못한 아쉬움으로 슬프게 우는지도 모일 일이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셨다는 안타까움도 크리라. 장남에 이어 차남도 삼남도 관 속에 누운 어머님 얼굴을 응시하며 흐느낀다. 뭉크의 절규를 떠올리게 한다.   

 칠십일 세로 생을 마감하신 어머님을 떠나보내는 아들들의 모습을 보면서 머지않아 나 또한 어머님을 보내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돌아가시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일까?

 차라리 차남 가족이 외국에 살고 큰아들인 너와 너희 가족은 한국에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손녀들이 잘 자랐고 훌륭한 남편을 얻으니 그나마 위안이 되는구나.” 가끔 들려오는 어머님의 음성이다.

  얼마 전 구십오 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나신 어머님을 보내드린 딸이 말한다. “지금 생각하면 괜한 욕심에 산소호흡기를 너무 오래 끼게 해드린 것 같아 후회가 돼요. 그래도 다시 그 상황이 된다면 똑같이 할 것 같아요.” 

 쓸쓸한 마음이 엿보인다. 한편으로는 최선을 다해 모셨다는 은근한 자부심도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