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큰 사위와 딸에게
2018년 크리스마스에 우리를 초대하여 정성 어린 대접으로 뜻깊은 성탄절을 보내게 해준 사랑하는 아들 닥터 신(Dr. Shin)과 딸 닥터 리(Dr. Lee)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예쁜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그곳에서 쓸 용돈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에 넣어준 것이며,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있은 크리스마스 스펙테큘러 공연 티켓이며, 뉴욕 전철 티켓이며, 매달 얼마씩의 용돈을 12장의 체크로 나누어 준비해 주는 등 세심한 배려가 가슴 뭉클하게 했다.
우리가 도착하던 날 두 사람이 정성껏 준비하여 준 점심과 저녁 식사는 고마움을 넘어서 감동적이기까지 하였다. 새우, 게맛살, 갖은 야채를 다듬어 곱게 장식한 월남쌈은 예술이었어. 정성 들여 만든 소스도 맛이 그만 이었지. 저녁에는 또 닥터 신이 스테이크를 구워 대접해 주었다. 원래 내가 스테이크를 참 좋아하는데 스테이크를 잘게 썰어 입안에 넣고 꼭꼭 씹을 때 쥬시한 맛이 최고였단다. 곁들인 와인으로 입술을 축인 후 으깬 감자 한 입을 먹을 때 그 맛은 크리스마스로 트리로 장식된 집안 분위기 만큼이나 달콤하고 따스했다. 아스파라가스를 나이프로 베어 입에 넣으니 상큼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크리스마스 스펙테큘러 공연은 뉴욕에서 공부를 할 때 혼자서 본 적이 있는데 엄마랑 같이 보지 못하여 늘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함께 볼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공연을 보면서 왜 사람들이 ‘뉴욕뉴욕’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지. 엄마도 참 좋아하시더구나. 한 시간 이십 분의 공연 동안 잠시도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셨어. 크고 늘씬한 무용수들이 일렬로 늘어서서 다리를 높이 들어 올리며 군무를 출 때는 엄마도 따라하고 싶다고 하셨어. 요즈음도 가끔 집에서 다리를 들어 올리는 시늉을 하며 웃곤 한단다.
파인 엔 레어 식당(fine & rare restaurant)에서의 저녁 식사는 환상적이었다. 재즈 리듬에 몸을 맡기며 에피타이저와 메인 코스를 즐기며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엄마와 나 큰 사위와 딸 우리 네 사람이 함께 한다는 자체가 큰 즐거움이었는데 웨이터들의 정성 어린 서비스도 좋았다. 정장 차림의 키가 큰 매니저가 수차례 방문하여 음식이나 서비스에 불편함이 없는지 확인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수준 있는 음악을 들으면 바로 느낌과 감동이 오는데 그날 그 식당에서도 그랬었지. 식사 후 라디오 시티 뮤직홀에서 크리스마스 스펙테큘러 공연을 보기로 약속만 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한 시간 정도 더 머무르면서 음악도 듣고 디저트도 먹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더구나.
이번에 뉴욕을 방문하여 닥터 신과 닥터 리가 이제는 어엿한 의사가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마음 든든했다. 환자를 어떻게 돌보고 진료 하는지 설명했을 때 정말 전문의 다운 전문의가 되어가는구나 싶었다. 앞으로 두 사람이 권위 있고 실력 있는 의사가 되어 정성껏 환자를 돌보며 보람 있게 살아가는 모습이 눈 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는구나. 무엇보다 두 사람이 깊이 사랑하고 한 몸을 이루어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번에 뉴욕에 가서 시간이 날 때마다 콜롬버스 서클 쪽으로 걸어가 사람들을 만났고 빌딩이며 식당들이며 뉴욕의 정취를 즐기려 애썼다. 뉴욕 사람들이 왜 자부심을 가지고 사는지 이해가 되더구나.
돌아오는 날 아침에는 집 가까이에 있는 The Church of Saint Paul the Apostle에 들러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의 기도를 드렸는데 교회 내부가 너무도 아름다웠어. 그날 아침 교회에 들러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성령님의 인도하심이었다고 믿는다. 내 삶의 모든 부분에 늘 그분의 인도하심이 있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교회에서 기도를 끝낸 후 센트럴 파크를 걸었는데 마침 날이 맑고 기온도 적당하여 걷기에 안성맞춤이더구나. 웨스트 사이드 쪽을 걸어 천천히 북쪽으로 올라갔는데 왜 사람들이 센트럴 파크를 뉴욕의 심장이라고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더구나. 센트를 파크와 같은 녹지 공간이 도시의 격조를 높여주는 건 당연한 이치로 여겨졌어. 이른 아침 개를 산책 시키러 나온 사람들이며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도는 사람들,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사람들, 조깅복 차림으로 달리는 사람들이 정겹게 여겨졌어. 잠에서 깨어난 새들도 새 날을 맞는 게 기쁘다는 듯 서로 목청을 자랑하더구나.
이번 여행을 통하여 훌륭한 자녀를 선물로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사려 깊은 자녀, 능력 있고 실력 있는 자녀를 주셨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하고 자랑스럽구나!
하나 기쁜 소식을 전한다. 우리 내외가 토론토로 돌아온 후 사랑하는 두 사람이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교회를 찾아보았는데 딸 내외가 사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링컨 스퀘어(Lincoln Square)에 리디머 처치(Redeemer Presbyterian Church, Redeemer Lincoin Square)가 있더구나.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뛸 듯이 기뻤다. 얼마 전 형주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형주가 뉴욕에 잠시 머무를 때 그 교회에 출석하곤 했는데 지금도 팀 켈러(Tim Keller) 목사님 말씀이 그리워 인터넷을 뒤져 설교를 듣곤 한다고 했어. 병원 일로 바쁘겠지만 주일 만큼은 예배 드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정이 바쁘고 힘들다면 꼭 주일이 아니더라도 주 중 한 번쯤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거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하는 바램 간절하구나! 딸의 아파트 거실 벽에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말씀이 표구되어 붙어 있더구나. 그걸 보면서 마음 속으로 얼마나 기쁘고 감사했는지 모른다. 사랑하는 두 사람 가정의 주인은 하나님이신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지!
하나님께서 두 내외를 크게 축복하시며 늘 함께 하실 일은 자명한데 두 내외가 주님과 동행하며 매 순간 인도함을 받는 삶을 산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그리고 딸이 자신의 삶에 만족하면서 진심으로 남편께 감사해 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어 고맙고 감사했다. 딸은 카드에 그렇게 썼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계속 이대로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따님 말씀처럼 지금처럼 만족하고 감사하는, 행복한 삶이 평생 이어질 것이다. 일을 통하여 보람을 얻으며 자녀들을 통하여 큰 축복과 기쁨을 누릴 것이다. 경제적으로도 걱정 없이 넉넉한 삶을 살며 이웃과 함께 복 되고 기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멋진 성탄절을 보낼 수 있게 해준 따님 내외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이만 줄인다.
2019년 1월 4일 토론토에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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