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캐나다 퍼시픽(CP) 여자 오픈 2019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19. 8. 27. 05:36

 골프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다. 늦은 가을부터 늦은 봄까지는 채를 잡지 못하다가 늦은 봄 대개는 5월 초나 중순부터 채를 잡기 시작하는데 스윙의 감이나 리듬을 찾는 데 오랜 시간을 보낸다. 여름 내내 리듬을 찾으려 노력하다 감을 찾을 만하면 시즌이 거의 끝나간다. 매년 이런 사이클을 반복하는 듯하여 안타깝다. 혼자서 시작한 골프라 나쁜 습관이 몸에 배어 그럴 것이다.

 올해 CP Canadian Open이 집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인 오로라 매그나 골프장에서 열렸다. 하루 정도 갤러리로 구경을 갈까 하다 일주일 내내 갈 수 있는 Weekly Pass를 샀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듯이 하루에 두 시간이 든 세 시간이 든 짬이 날 때마다 방문하여 산책하는 기분으로 선수들을 따라다니자는 생각이었다.

 프로 선수들이 어떻게 스윙을 하고 플레이 하는지 보고 싶었다.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쇼트 게임을 어떻게 풀어가는지도 확인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골프를 할 때 집중하지 않고 설렁설렁 편하게만 치는 편이라 라운드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서 신중함도 배우고 싶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LPGA 선수들이 스윙하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마치 공식이라도 되는 것처럼 채를 잡는 법이라든지, 스윙하는 자세가 일정하였다. 샷을 할 때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고 일정한 곳에 공을 떨어뜨렸다

 결론은 스윙은 공식이라는 것이었다. 공식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연습을 하면 나쁜 습관이 들어 고치는 것이 더 어렵겠다 싶기도 하였다. 선수들은 한결같이 스트롱 그립을 잡고 있었는데 그립 잡는 법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위크 그립을 잡아 그동안 슬라이스가 났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고진영, 이지영6, 허미정, 모리아 쭈타누깐, 나사 하타오카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준 우승한 브로치 라슨의 스윙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고진영, 리디아 고, 브리트니 알트마레 선수를 따라다니며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는지 보았다. 이지영6, 에이미 양, 전인지, 렉시 톰슨, 넬리 코다의 경기를 따라다니기도 하였다.

 수요일에는 나인 홀 프로암 대회가 있었다. 마지막 9번 홀에서 버디로 경기를 마치고 나오는 고진영 선수에게 잘 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환히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미소짓는 모습이 참 예뻤다

 다음 날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브룩 헨더슨을 응원하는 캐나다 팬들의 열기가 대단하지만, 자신은 교민들의 성원을 받아 경기를 잘 풀어갈 것이라고 하였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72홀 전 라운드를 보기 없이 26언더 파로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 18번 홀 마지막 조, 팬들의 박수와 환호가 서로 너를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그린을 향해 걸어오는 고진영 선수와 브룩 헨더슨 선수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