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있어 정말 소중한 시간이 어떤 시간일지 생각해본다. 어쩌면 걷고 있는 순간이 바로 그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는 시간이라면 더욱더.
쨍한 햇빛이 나무 사이로 파고드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하늘로 쭉쭉 뻗은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자신의 몸통보다 큰 옹이를 가진 나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해 보는 것 그리고 그 옹이가 내 삶에서는 어떤 것이었나를 생각해 보는 것, 아픔을 이기고 높이 자라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은 키 큰 나무를 바라보는 것, 숲을 걸으며 바라보고 느끼며 생각하는 지금, 이 순간이 내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요 선물이 아닐까.
사나흘 걷지 못했던 오크 리지즈 트레일을 다시 걸었다. 숲에서는 맑은 날의 느낌이 다르고 흐린 날의 느낌이 다르다. 눈 오는 날이 다르고 바람의 강도에 따라 느껴지는 것이 다르다. 새싹이 돋아나면 숲은 새로운 기운으로 일제히 일어나며 천지개벽을 시작할 것이다.
'감동과 감격이 있는 나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룬딕아 고맙다 (0) | 2021.03.03 |
---|---|
평범한 일상은 선물 (0) | 2021.02.27 |
눈 치우기 (0) | 2021.02.23 |
나무가 말을 걸어와 (0) | 2021.02.23 |
아울이와 포춘 쿠키 (0) | 2021.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