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23. 12. 18. 23:10

"I put my heart and soul into my work and have
lost my mind in the process." -Vincent Van Gogh

"Great things are done by a series of small things
brought together." -Vincent Van Gogh

"I feel that there is nothing more truly artistic than to love people." -Vincent Van Gogh

우리 가족이 한국을 떠나 토론토에 도착한 것은 1995년 2월이었다. 도착 후 십일쯤 지났을 때 앞으로 십 년을 살게 될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월세를 내는 아파트였다. 이사를 하면서 식탁 옆 벽 쪽으로 해바라기 그림을 걸었다. 왜 하필 해바라기 그림을 걸기로 작정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에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 그림을 보며 살았다는 건 아이로니컬하다. 혹 내가 알지 못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던 걸까.
최근 고흐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The Starry Night)'을 접하게 되었다. 그림 속에는 밤하늘에 11개의 크고 작은 별이 빛나고 그믐달이 떠있다. 사이프러스 나무와 마을 가운데 있는 교회당, 창으로 비치는 집들의 불빛, 올리브 나무 숲과 산 위에 걸쳐 있는 구름이 조화롭다.
칠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화가가 생애 마지막 즈음에 그린 작품을 바라보노라니 젊은 시절 해바라기를 보던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그림은 고흐가 생레미 요양원에 있을 동안 그린 것이라고 하는 데 새벽녘 창살 너머로 별을 보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내가 자라던 시골 마을 밤하늘에도 별들이 총총했다. 마당에 놓인 평상에 누워 별똥별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어릴 적 바라보던 별 때문일까. 지금도 깜깜한 밤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보면 야릇한 흥분을 느낀다. 가슴이 두근거려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할 때가 많다.
오륙 년 전이었나 보다. 니카라과의 한 휴양지에서 쏟아질 듯 떠있는 별을 바라본 적이 있었다. 해변에 앉아 한참 동안 하늘을 올려보았는데 얼마나 황홀하던지 그렇게 앉아 밤을 지새우고 싶을 정도였다. 토론토 인근의 한 수도원에서 총총이 떠있는 별을 본 적도 있다. 선명한 별무리를 바라보는 순간 알 수 없는 희열이 솟구쳐 올랐다. 모르긴 해도 화가 고흐도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오래전 회사일로 암스테르담으로 출장 갔던 때의 일도 떠오른다. 회의를 마치고 교외로 나가 풍차며 푸른 초원을 접하기도 했는데 고흐가 생레미 요양원에서 바라보았던 정경이 어떠했을지 어렴풋이 그려진다.
사람들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단순히 정신병원 쇠창살 밖의 아름다운 별 풍경이 아닌 야곱의 11개의 별과 같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면 반드시 행복한 보상이라는 미래가 찾아올 수도 있을 거라는 스스로에 대한 위로와 꿈을 표현한 그림"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부끄럽지만 고백할 일이 있다. 사춘기를 지날 때였을 것이다. 라디오나 전축에서는 '스테리 스테리 나잇'으로 시작하는 남자가수의 청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곤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갔을 무렵까지 다방에 가면 들려오던 노래 중 하나였다. 돈 맥클린(Don McLean)이 부른 ‘빈센트( Vincent)’라는 곡이었는데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작품을 생각하며 가수가 직접 쓰고 부른 노래였다. 
당시에는 물론이고 지난주까지도 나는 이 곡의 가사가 화가 고흐를 기리는 내용일 줄 몰랐다. 더구나  "starry, starry night'으로 시작하는 가사인 줄도 몰랐다. 모르는 정도가 아니고  'story, story night'으로 알아듣고는 그렇게 흥얼거리며 다녔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 별이 빛나는 밤'을 감상하며 작품 속으로 빠져든다. 위대한 한 예술가가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지구 위에 한동안 머물렀다는 사실만으로도 마냥 감사하다.

https://youtu.be/oxHnRfhDmrk?si=VuYX0Ha-X3QnP6y-

<Vincent  by Don McLean>

Starry, starry night
Paint your palette blue and gray
Look out on a summer's day
With eyes that know the darkness in my soul

Shadows on the hills
Sketch the trees and the daffodils
Catch the breeze and the winter chills
In colors on the snowy, linen land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And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And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ll listen now

Starry, starry night
Flaming flowers that brightly blaze
Swirling clouds in violet haze
Reflect in Vincent's eyes of china blue

Colors changing hue
Morning fields of amber grain
Weathered faces lined in pain
Are soothed beneath the artist's loving hand

Now, I understand, what you tried to say to me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 did not know how
Perhaps they'll listen now

For they could not love you
But still your love was true
And when no hope was left inside
On that starry, starry night

You took your life as lovers often do
But I could have told you, Vincent
This world was never meant for one
As beautiful as you

Starry, starry night
Portraits hung in empty halls
Frameless heads on nameless walls
With eyes that watch the world and can't forget

Like the strangers that you've met
The ragged men in ragged clothes
The silver thorn of bloody rose
Lie crushed and broken on the virgin snow

Now, I think I know what you tried to say to me
How you suffered for your sanity
How you tried to set them free
They would not listen, they're not listening still
Perhaps they never will

당신의 팔레트에 남색과 회색으로 칠하세요
여름 낮에 밖을 내다보세요
내 영혼의 어두운 구석을 잘 아는 당신의 눈으로
언덕 위의 그늘들
나무들과 수선화를 스케치로 그리세요
산들바람과 겨울의 차가움을
눈처럼 하얀 화폭의 땅에 색색으로 표현하세요

이제 난 알아요
당신이 내게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얼마나 정신상태로 고통을 받았는지
얼마나 그들을 자유롭게 만들려고 노력했는지
그들은 말을 들으려 하지도 않았고 듣는 법도 몰랐어요
어쩌면 이제는 들을지도 몰라요

별이 가득히 빛나는 밤이
밝게 불타는 불꽃같은 꽃들이
보랏빛 안갯속에 회오리치는 구름이
회청색 고호의 눈동자를 반영하고 있어요
색조를 바꾸어 가고 있어요
황금색 곡식의 아침 들판이
고통에 주름진 시든 얼굴들이
화가의 애정 어린 손길 아래 위안을 받네요

이제 난 알아요
당신이 내게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얼마나 정신상태로 고통을 받았는지
얼마나 그들을 자유롭게 만들려고 노력했는지
그들은 말을 들으려 하지도 않았고 듣는 법도 몰랐어요
어쩌면 이제는 들을지도 몰라요

그들이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당신의 사랑은 진실했어요
희망이 눈앞에 전혀 보이지 않았을 때
그 별이 총총 빛나는 밤에
당신은 마치 연인들이 가끔 그러하듯 스스로의 생명을 앗아갔어요
하지만 나는 당신 고호에게 말할 수도 있었어요
이 세상은 당신처럼 아름다운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았다고

별이 가득히 빛나는 밤
허전한 홀에 초상화들이 걸려 있었어요
액자도 없는 얼굴들이 이름도 없는 벽에 결려 있었어요
세상을 바라보고는 그것을 잊을 수 없는 눈을 하고
마치 당신이 만났던 낯선 사람들처럼
누더기 옷을 입은 남루한 사람들
핏빛 장미 위의 은빛 가시가 누구도 밟지 않은 흰 눈 위에 부서진 채 잘려 누워있네요

이제 난 알아요
당신이 내게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얼마나 정신상태로 고통을 받았는지
얼마나 그들을 자유롭게 만들려고 노력했는지
그들은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여전히 듣지 않을 거예요
아마도 그들은 결코 듣지 않을 거예요

https://youtu.be/oxHnRfhDmrk?si=VuYX0Ha-X3QnP6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