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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을 다녀와서(2)

멋진 인생과 더불어 2003. 8. 27. 13:08
남양일주도로를 돌아와 출출함을 달래려고 중앙시장 근처 '뚱보할매김밥’집을 찾았습니다. 언젠가 서울의 명 동거리를 지나다 먹어본 기억이 있어 점심메뉴로 미리점 찍어 두었지요. 좌판 아주머니께 물어 물어 찾아 갔습니다. 식당안은 가족단위로 놀러 온 사람들, 친구들끼리 여행 온 젊은이, 현지 인들로 붐볐습니다. 빨리 상하지 않게 김밥의 속을 밖으로 꺼냈다는 뚱보할매김밥은 뚱보할머니가 뱃사람들에게 행상을 하며 팔기 시작한 것이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충무 앞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김밥의 맛은 돈주고도 못살 독톡한 느낌이었습니다.

식사 후 길 건너 편에 있는 원두커피가게에 들려 신선한 커피를 마셨습니다. 가게에는 이태리에서 온듯한 젊은 연인 세쌍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고 또 다른 미국인 커플은 커피를 주문해 나갔습니다. 그들이 겉 모습 만이 아닌 구석구석 통영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고 갔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차를 마신 후 다른 곳도 돌아보고 싶었지만 당일 여정인지라 서둘러 귀경 차비를 하였습니다. 오는 길은 갈 때와는 다르게 통영에서 고성으로 나가는 14번 도로를 택하지 않고 해안을 따라 도는 77번 도로를 택했지요. 77번 도로로 마산까지 나오는데 거리는 60km. 꼬불꼬불한 어촌마을 산길을 오르 내리며 도는 해안도로는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길이었습니다. 통영을 여행하는 사람은 반드시 한번은 77번 도로를 타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한국의 남해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어촌 모습을 자연 그대로 음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필자가 공부를 위하여 뉴욕에 머무를 때 롱아일런드 북쪽 해안과 남쪽 해안을 모두 다녀보았지만 거기에서 보는 인공적인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퀘백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세인트로렌스 강을 따라 그림 같이 조용하고 아름다운 시골길이 나옵니다. 나이아가라 주변의 와이너리(와인 재배지 및 와인 공장들이 있는)길도 참 매력적이지요. 하지만 통영의 77번 국도를 따라 있는 어촌 마을도 거기에 결코 뒤지지 않았습니다.

77번 국도를 따라 30분즘 나오면 공룡발자국 화석이 있는 해안 마을을 들어갈 수 있습니다. 썰물로 빠져나간 해안주변의 화석 사이에 공룡발자국 화석을볼 수 있었지요. 국내외 학자들이 이곳을 인공적으로 개발하거나 건드리지 말고 있는 그대로 두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현지인이 전해줍니다.

이번에 다녀온 통영은 세계 어떤 관광지도 가지지 않은 우리만이 가진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유럽여행 후 시간 날 때마다 국내의 명승고적을 찾을 계획을 세운 것은 참 잘 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동행한 친구는 ‘여행은 사람의 마음을 한결 너그럽게 만들어 주고 여유롭게 해주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통영에 관련된 홈페이지는 '김장주의 통영여행'이란 사이트에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다음 주말엔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렘브란트 회화전에 다녀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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